먼저 나는 전라도 출신들을 전라도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려 하지 않는다. 나 처럼 40대 넘어보면 알겠지만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나 역시 굳이 따지면 호남 출신들 특히 설라디언들에게 실망감이나 좌절감도 많이 느꼈지만 역으로 좋은 사람도 많았고 배울점이 많은 분도 꽤 있었다. 지역만으로 누군가 편을 가른다는 건 정말 이성적이지 못하다.

 

다만 힘든 것은 상대방이 호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다양하게 '의식'을 해야하는 것이 힘들다. 정치성향이 많이 다르고 어차피 길게 얘기해봐야 접점이 안 생기고 상대방에 책잡힐까봐 무척 몸을 사리게 되는 내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말은 안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 꼭 "아 저 친구 고향이 호남이지"라는 생각이 가장 큰 인상으로 자리한다. 상대방 정체를 인지하는 순간 긴장을 조금씩 안고 살아가는 현상, 그게 가장 힘들다.

 

다음은 내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알게된 설라디언의 원적 출신지 구별법이다.

 

1.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에 대한 대화

   - 386이상 : 선동렬이 잘한 건 맞는데 선동렬 이야기만 하는 분들이 있다. 야구팬인거 같은데 박찬호는 의외로 스탯도 잘 모르고 관심이 거의 없는 분들이 있다.

   - 30대 이하 : 강정호는 챙겨보는데(나도 빼놓지 않고 본다) 류현진은 아예 관심도 없다. 이건 야구에 대한 관심으로 보기 어렵다.

 

2.  좋아하는 프로야구팀

  - 기아는 92% 정도, LG 45% 두산 40% 정도 혼재돼 있다. 차라리 기아팬은 앗싸리 한데 본인 정체성 피해의식 등이 두루 결합돼 LG 두산팬으로 초등학생부터 자라오신 분들도 많다. 기아 외 상기 2개팀이 나오면 일단 추가검증이 필요하다

- 감독이 좋아서, 핸드폰을 많이 써서, 가족이 소속 회사원이어서, 유니폼이 멋져서 등등의 이유로 한화 삼성 넥센 NC 롯데 좋아하는 놈들도 꽤 있어서 요즘은 여타팀을 통해 출신지를 정확히 구별해내기는 힘든 경우가 있다

 

3. 친척

  - 이모 고모 6촌 안쪽에 80년대 전에 이민가신 분들이 있다. 그다지 잘 살지 않는 거 같은데 미국 캐나다 방학 때 친척 네 가서 영어배운다고 하는 집들은 확률이 있다. 좌익으로 엮이고 실망감에 떠난 분들이 꽤 있다.

 

4. 박근혜

  - "아유 우리 그네 언니 때문에 참 나라꼴 힘들어요 그쵸? 하하하" 처럼 크게 공감대 없는데 유머러스한 화법으로 무조건적으로 정부비방 공감대를 키워가는 분들은 거의 확실하다

  **공감대를 키워가려고 하지 본인이 정확하게 "저 박지원 좋아합니다" 식으로 커밍아웃은 하지 않는다. "박원순 순수한 거 같다" 이런 식이다.

 

5. 전두환

  - 차라리 박정희는 이야기가 좀 되는데 전두환은 정말 조금이라도 호감을 보이면 교제가 끝난다. 원한 피해의식 잘못된 정보 등이 혼재돼 있어 전두환의 장점을 단 하나도 보지 않는 것은 안타깝다.

 

6. 김정일 김일성 VS 김정은

  - 김정은은 같이 싫어하는 데 김부자 2명에 대한 평가는 유보하는 경우가 있다

 

7. 이승만 VS 김구

  - 둘다 무슨 일 했는지는 잘 모르는 데 이승만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 안내리고 김구에 대해서는 '백범일지' 이런거 얘기하는 거 좋아한다

 

8. 이명박

  - 왠지 정말 모르겠는데 이명박을 참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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