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의 세계를 이끌어온 건 한 사람의 의지가 아닌 생명이 갖는 가장 순수한 본능,
태고적부터 이어져 내려온 변치 않는 삶을 향한 황금 같은 의지.
불완전한 존재들은 서로를 보완하기 위해 결합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그들 사이에 새로이 생겨나는 미묘한 오차율...

그것은 곧 삶으로의 욕구, 진화,...
난 또다시 새로운 내가 되고 새로운 나는 보다 더 새로운 나로 진화해 갑니다.
삶으로의 욕구는 언제나 쉽게 좌절당하지만

그런 고통 속에서 비로소 진화로 탈바꿈할 수 있지요.

죽음과 탄생이란 서로 마주볼 수 없는 두 면이
뫼비우스의 띠가 되어 나란히 달리다 결국 하나로 이어지기에.
내가 살고, 세계가 살고,

모든 게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무한한 삶이 있게 되어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그래서 이제야 겨우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어요.
불완전한 나를 채워주는 당신의 존재...

당신과의 만남, 그 자체가 삶을 향한 나의 의지이며 삶을 위한 나의 진화입니다.

그 때문에 돌고 도는 세계라 해도 그 안에서 늘 변화하는 미지수,
진화가 있기에 이 모든 게 결코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이제 당신이 나에게 주었던 만큼 내가 다시 당신에게 돌려줄 차례가 오겠지요.

그때 분명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당신에게 말하겠어요.
물론 그때의 난 그 의미를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 안에서 진화하는 나의 일부는 그 말의 의미를 누구보다도 절실하게,
가슴 아프게 실감하고 있겠지요.

그러니 다시 한번, 다시 한번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궤도가 달라져도 결국 돌고 도는 세계라면 분명 당신과 재회할 수 있겠지요.
이름도 모르는 어느 장소, 어느 때...

...당신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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