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는 영화 <너의 이름은.>은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소재의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작품을 연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과의 무대인사 회차에 즉석 GV를 열었고, 약 20분 간 진행됐음에도 전 좌석이 매진 사례를 기록한 이번 회차는 그 어떤 관객과의대화 보다 뜨거운 열기를 나타냈다.

"일본에서는 GV 때 촬영이 제한되어 있는데, 여러분이 스마트폰을 들고 계셔서 신선하다"는 말로 입을 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무대인사를 통해 "제 과거 작품을 보신 분, 얼마나 계세요"라며 아이스브레이킹을 조성하더니 관객들이 자신의 전작에 어떤 관심을 보이는지 대화를 이어갈 때마다 체크하면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를 표했다.

10년전에 방한한 적이 있다고 소개한 감독은 "예전부터 저를 응원해주시던 분이 계셨기 때문에 개봉일, 어제 그리고 어쩌면 오늘까지도 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질문을 받아보려고 한다. 작품이야기도 좋고 다른 것도 괜찮으니 편하게 물어봐달라"고 전했고 네번째 관람했다는 애니메이션 마니아들로부터 자신만의 시선으로 예리하게 분석한 관객, 일본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관객들에 이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관객들이 손을 들자 놀라는 눈치였다.

첫 질문부터 한 관객은 "과거 영화들부터 보면 작품 속에서 별이 많이 나오는데 감독님한테 별이 뜻하는 의미"를 물었다

이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자신의 성장배경과 개인사를 토대로 답변을 이어갔다.

"저는 산 위에 있는 시골마을에서 자랐고요 하늘이 굉장히 아름다운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낮에도 밤에도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그런 소년이었습니다"며 "제가 첫사랑한테 차인 날이 있었는데요, 그날 밤에 본 별들이 가득찬 하늘이 너무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별이 뜬 하늘을 보면서 이 우주의 크기에 비해서 내가 오늘 이렇게 실연을 당하고 힘들어하는 건 아주 작은 일이다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 속에서 하늘과 별을 많이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고 답했다.

이어 작품에 문이 닫히고 열리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가"라고 묻자 감독은 "문을 열고 닫는 장면을 많이 넣는 것은 영화의 템포를 콘트롤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두개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어요. 도쿄와 시골, 타키와 미츠하, 현재와 과거 3년전 이렇게요. 그 두 개의 시공간이 연결됐다가 단절됐다가 하는 것을 문을 열고 닫음으로써 표현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감독에게 굉장히 씩씩해 보인다는 평을 받은 한 관객은 "3년 전이라는 과거를 타키가 미츠하의 아이폰을 보면서 알 수 있었거나 미츠하가 타키의 스마트폰 메모장을 보면서 3년후라는 걸 알수도 있었는데 굳이 그걸 표현하지 않은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일단 둘이 뒤바뀌는 것은 꿈속에서 뒤바뀌는 거잖아요. 꿈 속에서 위치하는 도쿄의 촬영이 그런 것입니다. 여러분들, 꿈 속에서 만약에 핸드폰이나 달력을 보게될 때 날짜라든지 하는 것을 기억하시는 분 계세요?  꿈 속에서 본 것들은 꿈에서 깨어나고 나면 기억이 애매해지게 됩니다 이건 꼭 기억해야지 생각하는 것 이외엔 기억이 희미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둘은 아마도 자신으로 돌아왔을 때 그 일에 대해서 그렇게 깨닫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감독은 이어 "영화의 초반부를 보면요 미츠하가 있는 배경 속에 사실은 달력이 있고요. 2013년이라고 적힌 달력이 있고, 타키카 있는 쪽은 2016년이라고 쓰여진 달력이 있습니다. 영화를 반복해서 보시면 사실 복선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실 것입니다"며 "세세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답했다.

영화 '너의 이름은.' 공식 포스터 / 메가박스㈜플러스엠
 

네번째 봤는데도 영화가 좀 어려웠다며 직접 일본어로 여성관객은 자신의 감상과 함께 소개하며 세번째로 질문을 던졌다.

이 여성은 "지금 제가 본 영화는 밝은 분위기가 더 많이 났었다. '언어의 정원'에서도 주인공의 트라우마라든지 어두움이 많이 눈에 띄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에 가지고 있는 그런 어두운 면을 많이 끌어내는 영화였는데, 이 영화는 너무나 밝아져서 더 찡함을 느꼈다.감독님에게 몇 년간에 어떤 상황이 있어서 밝게 됐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이에 감독은 "이것은 정말 자주받는 질문인데요, 사람들이 주로 감독이 결혼해서 변한 것 아니냐고 말하는데..(일동 웃음) 저는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이유는 제가 15년 동안 계속 영화를 만들어왔는데 예전보다는 보다 다양한 장점을 영화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코미디라든지 사람들을 웃기는 것에 대해선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2014년 경에는 그것도 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이어 또 한 가지 이유는 제 주위에 일본 사회가 좀 변한 것 같습니다 하나의 큰 계기는 2011년에 있었던 동일본대지진 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지진이 있고 나서 일본 사람들은 내가 살고 있는 동네가 내일 아니면 언젠가는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됐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관객들이 보고 싶어하는 영화는 무언가 포기하고 잃는 영화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강한 힘을 가지고 손을 어디엔가 뻗어 무언가 붙드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작품이 변해온 것 같습니다. 다음번 영화는 슬픈 엔딩을 해달라고 하는 분도 있으세요.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니 예전 작품에 나왔던 캐릭터나 풍경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점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언어의 정원'을 보신 관객 계시냐는 말로 운을 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답변을 이어갔다.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언어의 정원'에서 고전 선생님이 '너의 이름은'에도 똑같이 나오죠. 저는 이번 작품은 그 저의 이 때까지의 작품을 집대성 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거 작품과 비슷한 상황이 많이 나옵니다. 황혼 때 타키와 미츠하가 만나는 장면과 같은 앵글이 '구름 저편의 약속'에도 똑 같이 나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속 5센티 미터'를 보신 분이라면 엔딩 때 타키와 미츠하가 서로 스쳐 지나가는데 여기서 끝났을 거라고 생각하셨을 거 같습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생각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전부터 저의 작품을 많이 봐 오신 분들에게 무언가를 전달드릴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너의 이름은.' 홍보차 내한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
 

영화를 두번째 봤다는 남성 관객은 "1200년 전에 비슷한 상황이 있다고 하고, 타키와 미츠하의 전생에 관련돼 무언가 인연이 있어 1200년 후 현재에 연결되는게 아닌가 해서 어떤 내용인지 묻고 싶다"고 질문했다

이 때 감독은 "여태까지 여러 나라를 갔었는데, 한국 관객들이 가장 열성적으로 손을 드시는 것 같아 아주 기쁘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전생에 관해서라면 저는 이번 작품은 그렇게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전생에서부터 뭔가 인연이 있었다고 여러가지로 생각하시는데, 우연이 쌓이고 쌓여 만나는 것이 생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내가 왜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됐을까란 의문을 품게 되고 내가 이 사람을 만난 이유는 무엇일까 찾고 싶어 합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이유를 찾기 위해서 이것은 운명이었을 수도 있다라거나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스토리를 만들어서 본인의 인생을 해석하려고 합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인생을 설명하는 것을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전생에 대해 생각해서 만든 건 아닙니다. 하지만, 나의 장래에 나의 미래에 있어서는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만나게 될 소중한 사람이 반드시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저도 그렇게 믿고 있고 여러분도 그렇게 믿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굉장히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한국을 좋아하고 친구도 좋아하고 좋아하는 음식도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좋아하는 나라에 신작을 갖고 오게 되서 기쁨니다. 3년 뒤에 신작을 만들어 한국을 찾을테니까 그 때도 잘 봐주십시요"라고 마무리하며 한국말로 "진짜 감사합니다"라고 팬들의 성원에 답했다.

이날, GV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무대인사에 이어 깜짝 진행됐지만 감독의 작품 세계에 질문을 던지려는 관객들의 열기로 뜨거웠고 감독 또한 대단히 만족하는 모습을 보이며 퇴장했다.       

영화 '너의 이름은.'은 꿈 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기적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이다.


만약 저에게 이번 상영회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챙겨야 하는 점이 뭘까? 라고 묻는 다면 저는 단연코 감독 GV 라고 답했을 겁니다.

그만큼, 이번 상영회는 감독GV에 중점을 맞춰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통용적으로 GV는 무대인사 뿐만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상영회가 감독 GV에 중점을 맞춰야 했던 이유를 크게 2가지 이야기 하자면,

첫째, 이미 오늘 상영회 이전에 주말 유료시사회, 최초 시사회 등으로 아마 오늘 보러 오신 분들 대부분이 이미 영화를 1번 이상 보고 오신 분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이 상영회는 영화를 먼저 본다는 이점으로 보는 시사회도 아니었을뿐만 아니라, 애초에 신카이 감독님 초청이 가장 큰 핵심 이었습니다.

둘째, 오늘 상영회 전에 CGV 압구정 무대인사가 있었지만, 이건 이 상영회 일정 잡힌 후에 생긴 무대인사였고, 애초에 맨처음 팬들에게 알려진 감독 GV행사는 와디즈 펀딩으로 참여하는 코엑스 메가박스 시사회였습니다. 리워드도 리워드지만, 감독님 GV 때문에 참여하신 분도 상당수 일거라고 봅니다. 이런식으로 GV를 할 줄 알았다면 차라리 다른 GV 상영회를 갔을 겁니다.


질문을 4개밖에 안받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질문하셨던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질문 내용들도 저 내용을 꼭 이 GV 에서 물어봐야하는건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여기는 중요도는 다르니까 이해는 합니다...


저는 이런 자리는 흔치 않은 소중한 기회니까, 되도록 평소 듣기 힘든, 언론을 통해서 들을 수 없는 그런 질문을 하는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진짜 저런 자리가서 언론매체등에서 충분히 이야기 할 법한 질문을 하는 건,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예를 들어 요새 청문회 하는 거만 봐도, 저 사람들 저렇게 앉혀놓고 국회의원분들이 이상한 질문 하면 화나잖아요...


GV 하면 보통 작품관련 더 깊게 알게되거나 하기 마련인데, 이번 GV 통해서는 뭘 얻은 느낌이라곤 하나도 없고...

내가 이러려고 오늘 이렇게 힘들게 여기까지 와서 이걸 보고 가나 싶은 자괴감이 들 뿐이었습니다...


차라리 여기 오는 돈과 시간으로 주말 유료 시사 상영때 더 보러 가던가, 감독님 관련 영상을 찾아보는게 더 유익했을 것 만 같네요. 영화 관람 환경도 앞사람 머리로 스크린이 가려지는 관 보다는 나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감독님을 실물로 잠깐 봤다는 거 말곤 좋았던 점이 없네요...


저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데, 이런 글 쓰고 있자니 마음이 아픕니다.....

작품은 5번째 봐도 너무 좋았는데, 어째서....GV가 이런식으로 되어버린건지.....



-리워드 품목




출처: http://kimconan.tistory.com/838 [Wonderful opportun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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