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반대편으로 가면 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태어난 이후로 계속 살아왔던 세계로.
하지만 그건 그녀의 세계는 아니다.
사랑하는 직장으로 돌아간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두 번 다시 움직이지
않는 투영기와 영원한 시간뿐이다.
그치지 않는 비에 썩어 버린 현실과 그녀가 이야기하는 소박한 꿈을 교환하는
…. 그런 방법이 어디에 없는 걸까?
"저, 손님, 하나 물어봐도 되나요?"
이윽고 그녀가 입을 열었다.
"뭔데?"
"손님은 신께 소원을 빈 적이 있나요?"
"아니…,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벌써 한 것 같은데."
"네, 손님께서는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변변치 않은 소원이었을 거야.'
라고 말씀하셨어요."
"기억력이 좋네."
"네, 전 로봇이라서 기억력이 좋거든요."
"네가 어떤 소원을 빌지는 아직 안 들었는데."
"네, 그 말씀대로예요."
"어떤 소원을 빌 거야?"
나는 그렇게 물었다.
그녀는 강한 빗줄기 속에서 멈추어 섰다.
그리고 나를 뒤돌아보면서 천천히 말했다.
......
"천국을 둘로 나누지 말아 주세요. 전 로봇의 신께 그렇게 빌고 싶어요,
천국의 문이 인간과 로봇용으로 따로 나뉘어져 있다면 전 정말로 곤란해요.
전 천국에 가더라도 인간 여러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거든요.
앞으로도 영원히 여러분들의 곁에서 일하고 싶어요."
정답을 바라는 어린애처럼 나를 쳐다본다.
"그래…?"
"네, 그래요."
수줍은 듯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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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6
병,신같이 순진해서는 사기당하고 빚많은 부모때문에 간간히 번 돈 전부 빚 갚는데 쓰거나 생활비로 꼴아박고, 대체 30평생 

내 손으로 내 돈을 가지고 스스로를 위해 뭔가를 해본게.. 일 평생 겨우 옷 한벌사는 것도 한 다섯번이나 해봤나? 한 손 손가

락으로 꼽을정도고, 그나마 근근히 일하는와중에 배워서 해보고 싶어하던 일은 체계적으로 배우질 못해서 일거리도 안 들어

오고... 

부모란 것들은 돈 벌 궁리는 안하고 정치에만 관심있고 지들끼리 원망하면서 쳐 싸우고 있고.. 어렸을 때도 집안이 개집안이

라 학교도 적응못하고, 학비 아낀다고 고교자퇴해서 독학으로 검정고시 통과하고, 그런데도 동생은 고교졸업때까지 등록금

때문에 교무실 불려다녔고, 사회나와선 치아우식증을 제때 치료못해서 완전 이빨이 없을지경이고.. 내가라도 해주고 싶은데 

무능력자라 능력도 안되고... 

그런데도 부모란 것들은 계속 병,신짓거리 반복하고 있고.. 출산해서 낳아 널부러뜨린거 밖에는 아무것도 해준 것도 없는 주

제에 현실도 모르고 어디서 귀동냥한 얘기나 하면서 먹고살기 힘든거 배우라고 강요하고.. 그나마도 내 돈주고 배워야하

고.. 어렵게 잡은 일거리는 계약연장 요청이 들어왔어도 엄마 앉은뱅이될까 수술한거 수발들다가 자리 뺐기고.. 정말 서른살 

이때까지 정신없이 짧은 순간이었던거 같은데 이뤄놓은 것도 모아놓은 것도 단 하나도 없고.. 여자도 가고.. 나이는 먹고..

이젠 아예 엄마는 갈때가 됐는지 의식잃고 병원가고, 동생은 퇴직했고, 난 하던 일 잘 안되서 때려치우고 사장이 좆같아서 

화장실도 제대로 못가고 20살짜리 꼬마 수다떠는거 들어주면서 일 배우고 다음 파트 근무하는 꼬마 여자애한테 일하는 방식

때문에 자기 힘들다고 징징대고 까는거 들어주고 유통기한 지난 음식 먹어가면서 편의점 파트타이머 일하고 있고... 

점점 바닥으로 스며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존재해도 존재하지 않는거처럼 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인간인지도 모르겠고.. 

가끔 지나가다가 노숙자나 넝마주이 노인네들 보면 저런게 내 미래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때까지 참고, 버티고, 감내하고 희생한 댓가가 미래가 겨우 저거라면 내가 지금 이순간 참으면서 살 필요가 있나, 

계속 남들 안하는 고민하고 궁리하면서 찌질하고 처참하게 살 필요가 있나하는 생각이 든다. 

일평생 남한테 단 한 번도 얼굴붉힌 적도 크게 화낸 적도 없는데 요즘 그냥 뭔지모를 이유없는 분노가 일어난다.
 
물론 누구한테도 내색은 안하고 언제나처럼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그냥 바쁜 척 일하는 척 한다.

어떤 누구한테 화나는 것도 아니고 나 자신한테 화나는 것도 아니고.. 뭣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뭔가 속에서 치솟아오

른다.

겉은 무표정한데 속으론 눈물이 흐른다. 답답하고 참담하고, 창피하고, 괴롭고, 외롭고, 무기력하고...

이러다 갑자기 필름끊길거 같다. 

지금 기로인거 같아. 나 혼자 망가지던지, 남까지 망가뜨리던지... 

나 어때보이냐...? 이대로 지금 일상을 지속하는게 괜찮을까...? 심정이 차마 글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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