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이 영화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구나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거창하게 프로이트적 접근이라 했지만 글쓴이가 낮은 지식으로 곡해했을 가능성이 크고 글쓴이가 프로이트의 관점에 호의적인 편은 아니기에 깊은 이해도가 있는 글이 아닐것임을 써놓습니다.


*영어를 병기하는 이유는 심리학계에는 공식번역이란게 없어서 합의된 용어 없이 학자마다 다르게 부르는경우가 많아 애초에 다들 영어명 그대로 씁니다. 최근 순우리말용어로 바꾸려는 노력이 보이기는 한데 차피 논문 찾아보려면 영어명을 다시외워야하는 현실에서는 글쎄..


너의 이름은. 영화에 끝에 나온 이 타이틀을 보면서 감독에게 많은 질문이 생겼다. 스마트폰도 있으면서 왜 2013이 아니라 2016(남주의 경우 2016에서 2013)인것도 모르는지, 황당한 상황에서 원인을 찾으려는 노력이 나오지 않는지(러닝타임상 생략했다해도 관람자는 의문을 갖는다.)몸이 바뀐것 뿐인 관계에서 어떻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생기게 된 경유 즉, 인과관계 설명이 부족하다. 인과관계라면 어떻게 여주가 아버지를 설득시켰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정말 의문투성이였다. '처음에는 감정에 이끌리기만한다면 충분히 볼만한 영화'라고 생 각했지만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꿈이라는 소재를 강조했다는것을 깨달은 나는 프로이트의 서적을 뒤져보며 잉여공익이 되기전 학교에서 필기했던 노트도 다시보며 접근해보기로 했다.  


꿈자체는 비의식이 휘몰아치는것과 같다. 유년의 기억이나 과거의 경험, 의식해서 부딫히고 싶지 않은 기억(열등감,수치심등)이 의식이 잠든사이 뇌를 휘젓고 다니는것이다. 불규칙하게 휘젓는 까닭에 의식세계의 정교함도 논리적인 상황도 존재하지 않는다. 비의식이 작용하는 기능하는데에는 1차과정(primary process)이 있는데 잠깐 설명하자면 내적자극과 외적자극에 비의식의 욕구가 생성되고 방해(의식의 재발현이라던지 외적인 어떤 자극이라던지 수많은 원인이 있기에 자세한 설명은   생략)를 받는 순간에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여 다른 비슷한 욕구로 옮겨가는것이다.


완벽한 비유는 아니지만 계단을 하나하나 걸어 올라가는것이 아닌 수많은 덩굴이 있을때 잡고있는 덩굴과 비슷하기나 연관된 덩굴로 이동하는 타잔과 같은것이다. 


앞서 말한 프로이트의 비의식의 기능 특성에 대해 자세히 구분을 하자면


1.Timelessness-시간적순서와 변함에 구애받지 않는다. 시간개념은 합리적인 2차 사고기능이라 비의식이 지배하는 꿈은 시간개념은 무의미하다.


2.Disregard of reality- 유아적 본능 소망(infantile instinctual wish)를 성인이 된후에도 가지고 있다. 그저 의식에 통제되고 있을 뿐, 잠시 쉬운 예를 들면 아이가 장난감을 갖고 싶어 떼를 쓰지만 보호자는 들어주지 않는과정에서 아이는 세상이 자신의 소망을 모두 들어주지 않음을 배우게 된다. 허나 비의식에서는 이 과정을 무시하고 이루게되는 것. 예로 새로 게임기를 사지못하지만 꿈에서나마 게임기를 만져보고 플레이 해볼것이다.


3.Psychic reality- 비의식에서는 심리적인 현실(상상)이 현실로 바뀐다. [서술된 바는 "Replacement of external by psychic reality"]

거창하게 썼지만 꿈에 있으면 꿈을 현실처럼 받아드리는 그 느낌이다.


4.Absence of contradiction-모순의 부재. 모순인식 또한 논리적 생각과 판단(formal thinking & judgement)능력이 있어야 발현하여 비의식에서는 모순이 판치는 과정에서도 '그만해, 미친놈아'를 시전하지 않고 두는것이다. 그래서 꿈에서 깨서 꿈을 정리하다 보면 역대급 블록버스터 감동스토리 같았던 것도 웃음이 나오는것이다.


아울러

5.Absence of negation,

6.Word as things.

이 있지만 대중적인 개념이 아니거니와 개념설명에 공을 들이면 충분히 매끄럽지 못한 글이 더보기 싫어지기에 쓰지 않도록 한다.


이제 영화로 들어가보자면


1.시간개념의 모호화와 4.모순의 부재는 앞서 재기했던 문제들을 깨끗하게 설명해준다. 사는 시대가 2016년이 되어도 몸이 바뀌어도 어떠한 의문점이나 해결하려는 행동가짐을 가지지 않고 서로 규칙을 정해가며 그저 생활을 하는것이다. 꿈을 꿀때는 "아 그냥 그렇구나"라고 생각해서 상황에 맞춰 행동하듯이 말이다. 주인공들이 "여자(남자)로 바뀌는 꿈을 꿨어."라는 대사는 몸이 바뀌었을 때의 감각이 꿈과 같았다는 상황을 묘사하는 것일지 모르겠다.


2.와3.으로 극적인 장면, 타키가 마츠하가 만든 쿠치카미자케를 마시고 결국 만나게 되는 장면, 그리고 운명론적 인연의 의미인 무스비와의 접점이 여기 있는지도 모르겠다. 술을 마시면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이유. 꿈은 무의식이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즉흥시나리오기 때문에 이어질 수 있다는 확신을 할 수 있던것이다. 

또한 꿈이라는 시나리오처럼 주제의식이 있는데 꿈꾸는 당사자가 이루고 싶은 욕망이 그 주체이다.(악몽 같은 경우는 죄책감에 대한 처벌욕구나 다른 이유가 많지만 영화와는 무관계하기에 생략.) 즉, 감독이 보여주고자했던 운명사이의 끊을 수 없는 인연이란것을 강조하기에 살짝 인과적인 부분에서 매끄럽지 못한건 꿈이 주제의식을 표출하기위해 시간적 논리적 모순을 무시하는것과 놀랍도록 일맥상통하다.

즉, 작품의 가장 큰 사건인 유성낙하도 몸이 바뀌게된 사건도 사실 큰 의미를 가지지않고 그저 이 이야기를 풀어내는중의 장치일뿐이다. 작중에서 왜 유성이 떨어지는지 왜 몸이 바뀌는지 그리고 유성과 몸이 바뀌는 사건에 접점이 있는지 그저 두 사건의 만남인건지 풀어내지 않는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이 점을 명료하게 설명해주는것이다. 


여전히 아쉬운건 군데군데 마을을 구하기 위해 회의를 하기 전 과자를 샀던 이유나 미츠하 아버지의 우디르급 태세전환, 운명론적 인연이 주제의식이라면  그 둘의 사랑이 싹트는 부분은 좀 더 자세히 썼어야 보는 사람들의 볼멘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 이것마저 그저 장치라고 하기엔 과자사는것 따윈 어찌되든 좋기에 아예 잘라내는게 좋고 애정감정의 흐름 생략은 오히려 주제의식을 흐리기 때문이다.


사실 정신분석을 데려오지 않아도 소설,영화의 허용점이라는것이 있기에 다수가 비판하는 비과학적인 상황이나 우연남용이란건 아량이 넓다면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이다. 어쩌면 "시나리오는 인과를 중요시 여겨야 한다."라는 생각에 도전장을 내민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감독이 이렇게 까지 심리학적으로 깊게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표하는 비판점에 조금이나마 프로이트의 입을 빌려 이 영화에 변호를 위한 핑계를 대고 싶다.


[참고 문헌]

상담심리학의 이론과 실재- 천성문 등 공저

정신분석에로의 초대- 이무석

꿈의 해석 -지그문트 프로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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