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세계의 리더가 될거라고 확신 중국주식 빼고 신흥시장 주식 다 팔아 저출산이 될수록 幼兒관련주 더 뛸것
  • 7개월만에 다시 만난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
    중국이 세계의 리더가 될거라고 확신
    중국주식 빼고 신흥시장 주식 다 팔아
    저출산이 될수록 幼兒관련주 더 뛸것
  • 김현진 산업부 기자 born@chosun.com
    입력 : 2007.07.06 13:42 / 수정 : 2007.07.07 02:56
    • 조선일보 DB
    • “세계를 덮치는 재앙에 투자 기회가 있다.”

      작년 11월 위클리비즈와 인터뷰를 가졌던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Jim Rogers·65·사진). 그를 지난달 뉴욕에서 7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그는 지구 온난화·물 부족 사태 등 앞으로 세계에 거대한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슈들에서 또 다른 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위클리비즈 단독 인터뷰 당시 “1999년, 한국의 여성 인권 향상을 보고 경구 피임약 업체에 투자, 6년 만에 15배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저출산으로 허덕이는 일본의 유아 관련주를 추천한다” 등 신선한 시각으로 화제를 낳았던 그였다. 지난 인터뷰에서 그가 미처 풀어 놓지 못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7개월이 지난 지금, 그의 눈은 여전히 중국을 향하고 있다. 로저스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신흥 시장(emerging market) 자산은 거의 팔았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단, 중국 관련 주식은 여전히 손에 쥐고 있다. “나는 중국의 주식은 팔지 않았어요. 사실 나는 중국의 주식을 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물론 중국 주가가 만약 올해에도 두 배 뛴다면 그건 100% 거품이므로, 팔 수도 있죠.”

      그는 지난 위클리비즈와의 인터뷰에서 BRICs 국가 중 중국의 성장 가능성을 단연 최고로 꼽았었다. 이러한 시각은 철저한 경험에서 비롯된다. 그는 1990~1991년 오토바이를 타고 세계 일주에 나서 22개월간 52개국 10만4000㎞(지구 둘레의 두 바퀴 반)를 달렸고, 1999~2001년에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3년간 116개국 24만3000㎞를 자동차로 여행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투자의 귀재답게 그는 세계 곳곳에서 투자의 혜안을 얻었다. BRICs 국가들의 다양한 사람들과 직접 피부를 맞대고 부대꼈다. 정부 관료들부터 여염집 사람들까지….

      이를 통해 그는 ‘포장된’ BRICs의 겉모습이 아닌 이들 국가의 실상을 봤다. “세계를 돌면서 나는 단연 중국이 세계의 리더가 될 거라 확신했어요. 사람들의 몸에 밴 철저한 기업가 정신을 보고 놀랐죠. 이에 비해 러시아나 인도는? 여행을 하는 데는 좋지만 투자를 하거나 직접 사는 것은 악몽과도 같죠.”

      ‘중국시장 예찬론’뿐만 아니라 그는 지난 인터뷰에서 원자재(commodity) 시장의 투자 기회 역시 강조했었다. 이 생각은 아직도 유효할까. 당시 그는 기자에게 “한국에서 기자 생활을 접고 중국에 가서 농부가 돼라”고 웃음 섞인 충고를 건네며 특히 중국 농산품 시장을 낙관적으로 예상했었다. 7개월이 지난 후 그의 투자 리스트엔 여전히 농산품 선물(先物) 20여 종목이 올라있다. “특히 지구 온난화 현상이 본격화되면, 농산품 시장은 훨씬 좋아질 것입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큰 가뭄이 든 적이 없죠. 하지만 역사적으로 지구 상엔 정기적인 가뭄이 찾아 왔습니다. 만약 가뭄이 또 시작된다면, 농산품 가격은 하늘 높이 치솟을 겁니다.”

      달라진 게 있다면, 그의 투자 목록에 ‘물’이 새롭게 추가됐다는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자원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미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에 걸쳐 물 관련 주식을 매입했다. 그는 “물은 평생 한번 올까 말까 한 엄청난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기회를 잡아야 할까? 그의 논리는 이렇다. 수자원 그 자체를 소유하는 것은 큰 실수다. 물과 관련한 재앙이 닥쳐 왔을 때 정부는 당연히 수자원을 직접 통제하려 할 것이고, 따라서 수자원은 강제로 국유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자원 관련 기술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아야 한다. “만약 당신이 수자원과 관련한 운반·정화·양수(揚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정부는 오히려 당신을 찾아와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아부’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당연히 이 분야에 투자 해야 하겠죠.”

      위클리비즈 인터뷰 당시 “유아(幼兒) 관련주를 사라”고 충고하던 그의 생각에도 변함이 없다. 전세계적으로 저출산 현상이 심화하면서 ‘유아주가 수그러들 것이다’라는 주장이 있지만, 그만큼 ‘귀해진’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이 쓰는 돈은 더욱 많아지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생각은 2003년 로저스가 예순이 넘은 나이에 아버지가 되면서 더 강해졌다고 했다. “아버지가 돼 보니, 아이에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더군요. 왜 진작 몰랐을까? (웃음) 부모 마음이야 다 똑같을 텐데, 그래서 아이들과 관련한 펀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게 됐죠.”

      로저스는 1969년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창업한 세계적인 헤지펀드 투자가다. 1980년 한창 일할 나이인 37세에 퀀텀펀드에서 펀드매니저 생활을 청산하고 공식 은퇴했다. 펀드매니저 시절 그가 세운 기록은 월가(街)의 전설이다. 소로스와 함께한 12년 동안 퀀텀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단 한 차례도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았으며, 3365%라는 경이로운 누적 수익률을 올렸다.

      현재 그는 비랜드 인터레스츠(Beeland Interests)를 운영하고 있다. 소로스와 함께 창립한 퀀텀 펀드를 왜 그토록 젊은 나이에 떠났는지 묻자 그는 유쾌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하루에 한 시간조차 가족들의 얼굴을 못보고 책상에서 숫자 놀음하게 될까 끔찍했어요. 그보다는 세상을 돌아다니며 많이 배우고, 많이 느끼면서 자유롭게 투자하는 게 적성에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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