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타겟팅 MMO와 논타겟팅 MMO의 차이점 그리고 논타겟팅MO

이 세 가지 특징의 차이에 대해서 집고 넘어가야 하겠습니다.

먼저 타겟팅 MMO의 대표작으론 아이온과 WOW를 꼽고.

논타겟팅 MMO의 대표작으론 릴과 테라.

논타겟팅 MO의 대표작으론 마영전과 C9를 꼽을게요.

이 글은 절대 어느 게임이 '우월하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는 글이 아닌. 말 그대로 테라가 왜 '몬스터를 재탕, 삼탕' 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입니다.

시원하게 처음부터 이유를 다 밝히고 가죠.

"리소스를 더 늘릴 수 없다"

이게 이유입니다. 테라의 현재 클라이언트 용량은 25GB 정도 된다는거 대부분 알고 계실겁니다. (이번 상용화로 좀 더 추가 되었을 수 있음)

왜 리소스를 더 늘릴 수 없을까요. 다양한 몬스터, 다양한 NPC, 끊임없이 새로운 컨텐츠를 제공해야될 모험의 세계가 어째서 재탕, 삼탕의 늪에서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일까요.

이건 비단 테라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엄밀히 말해서 이런 류의 모든 게임에는 '한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1TB인 게임이 있다면. 당신은 게임을 하기 위해 몇 일을 꼬박 세워야하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비싼 패키지를 구매해야만 할 것입니다.

너무 비현실적인 수치였나요? 그럼 100GB 정도는 어떨까요? 100GB... 정말 엄청난 용량이네요.

왜 용량 얘기를 꺼내는지 궁금해 하실 겁니다. 게임 클라이언트 용량은 곧 그 게임이 가진 퀄리티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사양 게임일수록 많은 용량을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것처럼 말이죠. 물론, 새로운 기술이 생기고 발전하면서 용량이 비약적으로 증대되진 않았지만. WOW의 클라이언트 역시, 20GB의 용량을 필요로 합니다. 아이온도 근 20GB 정도로 알고있고요(제가 가장 최근에 했을 땐 클라 설치 전 11GB 설치 후 16GB 정도 되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테라가 그들과 5GB 차이나는 25GB 입니다. WOW의 경우 실제 필요한 하드 요구량은 25GB로 사실상 테라와 비등비등합니다.

근데 와우의 몬스터는 다양하고, 맵도 방대하고, 캐릭터도 종족도 많고, 기술도 한 직업당 몇십개고. 직업도 10개나 됩니다. 근데 25GB로 그 모든걸 표현했죠.

테라는 같은 용량 가지고 그만큼 못 해냈습니다.

테라가 기술력이 딸리기 때문일까요? 일단 이 질문에 대해선 저도 우선은 예. 라고 답하고 싶네요.

이쁘고 잘생긴 캐릭터와 배경을 보여주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쏟은건 칭찬해 줄만한 일이지만. 그만한 희생이 따라야 했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 희생이 무엇인지 이제 감이 오실겁니다.

네, 몬스터입니다. 적대 NPC라고 할까요? 아군 NPC는 대부분 같은 종족이니까.

테라가 사실, 좀 실수한 부분이 있어요. 세계관 설정에서 실수한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고,아니면 정말 멍청해서 실수한 것일 수도 있는데.

벨리카 연합은 왜 모든 종족이 착해야만 하는거죠? 인간 이나 하이엘프, 엘린, 포포리, 아만, 케스타닉, 바라카. 얘네들 중에도 나쁜 애들은 있을 수 있잖아요? 배신자라거나.

아이온은 세계관 설정 상 천족과 마족으로 딱 나뉘어 있고. 걔들은 일반 범인들이 아닙니다. 선택받은 종족이죠. 그래서 걔들은 선악을 초월한 종족이라 몬스터가 될 수 없어요.

와우는 어떨까요? 인간 중에도 나쁜놈 있고, 블엘 중에도 있고, 타우렌도 있고. 플레이하면서 동족을 몇 십명은 도륙하면서 레벨 업들 하셨을 겁니다.

그만큼 캐릭터용 종족도 활용하면 몬스터에 대한 압박감이 줄어드는거죠. 옷만 바꿔 입히면얘들은 적대 NPC로 얼마든지 대응할 수 있는 애들이 됩니다. 게다가 추가적인 애니메이션 지출도 필요 없어요. 무기 쥐어주고 기본 공격만 시켜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니까.

테라가 일반적인 타겟팅 MMORPG 였다면 뭐, 가능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만. 물론 지금도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왜 안 넣는지 저도 궁금한 부분이니까요.

엘린족의 배신자들이 사교집단의 앞잡이가 되어서 플레이어들을 습격한다. 기본 공격 패턴만 얍얍얍하고 스킬 한, 두개만 넣어주면 훌륭한 적대 몬스터가 될텐데... 안합니다. 개인적으론 "씨♡ 이것들이 뇌가 없어서 그래!"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여튼 그 내부 사정은 관심 없으니까 제낍시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이라면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 이제 감이 오실겁니다.

네, 맞습니다. 몬스터 재탕, 삼탕은 어느 게임이든 존재하고, 아무렇지 않게 이뤄져 왔습니다. 빨간 슬라임이나 녹색 슬라임이나 슬라임이긴 매한가진데. 뭐 어떻습니까?

근데 이 생각이 틀린 겁니다.

슬라임 계열만 20종만 있는 게임을 여러분들은 기억하실 겁니다. 네, 드래곤볼 온라인. 재배맨 온라인이라 불리우는 그것이죠.

유저들이 슬라임만 1렙부터 40렙까지 쳐 잡고 있으면 게임할 맛 납니까? 빨간 슬라임이던 파란 슬라임이던 노란 슬라임이던 찢어진 슬라임이던 그건 슬라임이라고!

WOW의 몬스터 가짓수가 얼마나 될까요? 의외로 꽤 많은 것 같죠? 근데 그렇게 많지 않아요.인간, 야수, 유령, 정령, 용족 등. 기본 베이스를 가지고 변형을 해서 몬스터를 만들어왔죠. 왜 그랬을까요? 사실, 여러분들은 그 몬스터가 같다는걸 알지만, 다른 몬스터라고 인식을할 겁니다. 어차피 그냥 후려쳐 잡는 몬스터니까요. 무슨 인던 몹도 아니고.(그리고 인던 역시 나온 놈이 또 나오고 나온 놈이 또 나옵니다만...)

즉, 기본적인 베이스가 되는 몬스터를 20~30 종을 만들어놓고 그걸 변형해서 수 많은 몬스터를 만들어 냅니다. 왜 그래야될까요?

'리소스를 절약하기 위해서'입니다. 설명을 해드리자면. 이렇습니다.

인간족 플레이어 캐릭터의 공격은 종베기가 가능하다.

적대NPC 암흑검사(인간)는 종베기를 하는 몬스터이다.

그럼 여기서 결국 베이스는 인간, 애니메이션도 인간을 쓰므로. 바뀌는건 텍스쳐만 바꿔 입히면 됩니다. 암흑기사라고 된 녀석은 이런이런 텍스쳐를 불러다가 입는다. 다른건 인간과 똑같다.

그것만 설정해 두면, 암흑기사란 몬스터가 완성되죠.

"우와~ 존나 쉽군!" 하실텐데. 네 근데 저걸 저렇게 쉽게 만드는게 기술입니다...

잠시 이야기가 딴데로 샜는데.

와우, 아이온 타겟형 MMO들은 저 방식을 씁니다. 방대한 맵 배경 만들기도 바빠 죽겠는데. 매번 새로운 몬스터를 제작해서 뼈 넣고 애니메이션 넣고.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몸이 세개라도 모자랄겁니다. 그만큼 제작 비용도 상승되고요.

그럼 있는 '재료'를 가지고 우려먹기를 할 수 밖에 없죠.

선택이 아닌, 필수 입니다. 필수. 테라도 그래서 몬스터를 우려먹을 수 밖에 없죠.

그럼 여기서 의문이 들겁니다. 그럼 논타겟팅 MORPG 얘긴 왜 꺼냈어?

네, 바로 근데 테라의 문제점이 거기서 시작됩니다. 논타겟팅. 이 빌어먹을 논타겟팅 때문에 얘들이 미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타겟팅 게임은 애니메이션이 '적에게 맞는가 안맞는가'를 따지지 않습니다. '주사위를 굴려서 맞았다, 안맞았다'만 따집니다.

즉, 다음 순서를 따릅니다.

공격 주사위를 굴린다 -> 공격이 성공했다 -> 데미지를 입는다
공격 주사위를 굴린다 -> 공격이 실패했다 ->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

이렇게 2가지 경우로 간략화 해서 생각할 수 있죠. 그러나 논타겟팅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격 모션이 시작됨 -> 공격 판정 더미 데이터 내에 충돌하는 다른 더미 데이터가 존재하는가? -> 존재한다 -> 데미지를 입힌다.

공격 모션이 시작됨 -> 공격 판정 더미 데이터 내에 충돌하는 다른 더미 데이터가 존재하는가? -> 존재하지 않는다 ->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음

얼핏 비슷해 보이는데 뭔가 다른 말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사실 이 데이터는 2D 게임에서부터 쓰인 아주 고전적인 방법입니다. 갤러그 같은 게임에도 있는거죠. 총알이 나가고. 총알이 충돌되면 충돌된 데이터를 화면에서 제거한다. 이런 개념으로 게임이 이뤄지죠.

즉, 타겟팅은 '충돌 판정' 과정이 모션과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사실상 전투중엔 쓰일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논타겟팅은 이 '충돌 판정' 과정이 모션에 직결됩니다.

C9,마영전의 MORPG나 테라, 릴 같은 MMORPG나 논타겟팅이면 당연히 저 충돌 판정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맞으면 피해를 주고, 안맞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세계니까요.

모션 그 자체가 공격의 시작과 끝입니다. 칼이 있다면 칼을 휘두르는 범위가 공격 범위고, 방패로 막는다면 방패가 가지고 있는 범위 만큼만 막아지는게 논 타겟팅입니다.(실제 방패 사이즈보다 더 큰, 보이지 않는 범위를 가짐)

또, 칼을 휘두르는 도중이라도 적에게 맞을 수 있죠. 그걸 판정하게 해주는 충돌 구간. 그것이 더미 데이터입니다.

즉, 당신의 테라 캐릭터가 엘린이라면. 엘린만한 더미 데이터가. 바라카라면 바라카만한 더미 데이터가 있는 겁니다.

당신이 아무리 무빙을 잘해도 칼 끝이 발 뒤꿈치 끝에 맞으면 '맞아야 됩니다'(물론 이렇게세세하게 판정되는건 무리니까 약간 과장한 겁니다)

생각해보세요. 이미 당신이 거기 있는데. 거기에 또 보이지 않는 투명한 당신만한 그림자(더미)가 있는 겁니다.

그걸 당신의 캐릭터 뿐만이 아니라. 거기 존재하는 아군 NPC를 제외하고 모든 공격을 받는 것   가능한 대상이 가지고 있는 겁니다.

MORPG에선 공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존(구역)을 필요한 만큼만 부르기 때문이죠. 즉, 이방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저 방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 방에선 아무리 개박살이 나도 저기선 신경도 안쓰고 있고. 실제로는 당신의 컴퓨터 안에 '아무런 로드도 되어있지 않습니다.'

당신이 저 방을 가야지만 그제서야 컴퓨터가 저 방의 데이터를 당신의 메모리에 상주시켜 줍니다. 그러면 그 방이 만들어지고. 저 방이 시작이 됩니다.

존 방식은 그래서 좀 더 다양한 데이터와 강력한 액션성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 방에서 점프해서 총질을 하든, 삼각점프 날아차기를 하든 그 방에서만 처리되면 됩니다.

근데 MMO는 걸어서 지나가던 사람도, 말타고 지나가는 사람도, 모두 그 모습을 봐야됩니다

그게 논타겟팅 MMO와 MO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한정된 존 안에 있는 4명~5명이 보는 것과. 탁 트인 거대한 존에서 10~20명 나아가 90~100명이 보는 MMO는 처리해야할 양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같은 기술방식을 가지고 여긴 10개를 처리하면 저긴 100개 이상을 처리해야하니까. 제약이 산술적으론 10배. 실질적으론 기술력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갑니다.


그래서 많은 양을 처리해야하니까. 많은 수의 몬스터를 만들어서 투입하는게 불가능 합니다플레이어 종족들을 제외하고. 다양한 몬스터까지 배치하려면 얘들 피똥 싸야 됩니다. 아니 피똥 가지고도 모자랍니다.

똑같은 슬라임인데. 더미데이터를 씌워줘야 되요. '따로' 그래야 이게 제대로 맞고 때리고가 됩니다.

그러니 안정적으로 이미 구현된 몬스터들의 외형을 바꾸고 더미 데이터만 씌워서 나오는 거죠. 이게 3~4년 지나면 몬스터가 매우 다양해지겠지만(클라 용량도 몇십 기가 돌파를 할거고) 지금 당장은 무리죠.

일반 타겟팅이야 하나 만들어서 잘 움직이나 확인만 하면 되는데.

논타겟팅은 잘 움직이는건 기본이고 이게 제대로 맞는지, 안맞는지 알아봐야 합니다.

타겟팅이 몬스터를 만드는데 10의 능력이 필요하다면 논타겟팅은 50~100 기본적으로 5배는 더 힘들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생김새가 특이하면 특이할 수록, 공격 패턴이 다양하면 다양할 수록 그 난이도는 더 급상승 하구요.

던파 얘기가 나올 것 같은데. 던파는 2D입니다. 횡스크롤로 강제하면 XY 축 상에서만 판정하면 됩니다. 이건 3D 횡스크롤도 똑같아요. 판정은 XY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테라는 3D에 횡스크롤도 아니죠. XYZ 축의 모든 판정이 이뤄져야합니다. 그러니 데이터는 더 비약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죠. 사각형으로 더미 데이터를 씌우는게 아니라. 육면체 안에 그 몬스터 크기에 맞춰서 조각을 해서 집어 넣어야하는 것이니까요.



그래도 테라가 병♡ 같다는건 변하지 않는 겁니다. 기술적 어려움은 어려움이고.

게임의 재미는 게임의 재미죠. 흡입력 있는 시나리오와 스토리텔링, 퀘스트의 다양화 등.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그들은 하지 않았죠. 그 뿐 입니다.

그래서 비슷비슷한 몬스터를 우려먹어도 어쩔 수 없어요. 저 더미 데이터 씌우고 제대로 굴러가는 것만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괴롭거든요. 근데 400억과 그 긴 개발시간 동안 만든게 꼴랑 저 정도라면 논타겟팅 MMO가 얼마나 미♡짓인지 실감이 드는거죠.

컨텐츠 부족이요? 이미 논타겟팅 MMO를 선택한 순간부터 예정된 수순입니다. PvP 외엔 답이없어요. PvE로는 힘듭니다. 이미 다 만들어진 쌈박한 캐릭터들 가지고 놀게 유도하는게 테라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고.

그래서 정치와 전장에 얘들이 목숨 걸라고 압박 넣는거에요. 안그러면 돈 벌어서 몹만 만들다 뒈질테니까. 

3줄요약

논타겟팅 게임엔 판정을 위해 캐릭터 크기 만한 더미 데이터라는게 존재한다.
이 더미 데이터 때문에 용량이 엄청 불어나는데. 그래서 몹을 잔뜩 만들어 낼 수가 없다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할 다른 대안을 세워야하는데 세워놓은게 겨우 PVP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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