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게이들아.

비 살짝 내리더니 이제 날씨가 선선해졌다.

왠지 기분좋다.

 

오늘 다룰 내용은 정체성(아이덴티티)에 관한 내용이야.

브금도 오늘 주제에 맞게 한번 깔아봤다. 괜찮냐?

 

정체성이라고 하면 뭔가 대단히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게이들이 많을 텐데,

오늘 이 정체성을 일생동안 연구한 E.Erikson(에릭슨)과 그의 이론에 대해 쉽게 풀이해서 설명해보려고 해.

 

참고로, 에릭슨의 정체성이론(우리나라에는 심리사회적 발달이론 이라 알려져 있어)은 잘 알아두면,

자아정체성과 진로(꿈)에 대해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어.

아직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는 게이들은 꼭 봐주길 바래.

비단, 청년기 게이뿐만 아닌 전 생애를 다루기 때문에, 인간발달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에릭슨만큼 좋은 이론이 없다고 생각한다.

 

먼저, 이론을 창시한 에릭슨에 대해 설명해 볼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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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rikson(에릭 에릭슨, 1902~1994)

 

지금은 고인이 된 에릭슨은 최종학력이 고졸이야.

그가 졸업한 학교는 독일의 김나지움인데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서 독일의 어느 학교라도 갈 수 있었대. ㅍㅌㅊ노?

하지만, 그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미술학교에 다니면서 독일 국내를 여행했다고 해.

(속설에는 그가 자신을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방랑생활을 했던 말도 있어. 왜냐면 그의 부모님은 덴마크 출신이고, 자신은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어머니의 재혼상대가 유태인 의사였거든)

 

그는 이러한 방랑생활을 25살까지 계속하지만, 우연히 프로이트의 딸인 안나 프로이트를 만나서 정신분석가의 길을 걷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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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그의 딸 안나 프로이트

프로이트 위엄 ㅍㅌㅊ?

참고로 안나 프로이트는 아버지인 프로이트와 같이 정신분석가이고, 방어기제 이론을 완성했어.

 

그는 안나 프로이트와 함께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히틀러의 반 유태인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보스턴으로 이주하게 되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심리학 연구자로, 또 예일대에서 인간관계 연구소에서 일을 했다고 해. 고졸출신인데 대단하지?

 

그는 자신의 국적(덴마크)와 독일, 아버지와 새 아버지, 대학진학, 미국으로 이주, 정신분석가의 길 등.. 수많은 갈림길에서

자기 스스로 선택을 해야만 했던 많은 일 때문인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을 토대로 정체성을 연구하게 돼.

 

다만, 프로이트의 이론은 성(性) 욕구가 중심인 이론이어서, 세간의 많은 비판을 받았고,

에릭슨도 단순히 성욕구 뿐만 아닌 사회적 상호관계에서 사람의 발달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서,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을 제창했어.

그래서 그는 정신분석학파가 아닌 신(新)정신분석학파로 불려.

 

이제 그가 제창한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에 대해 알아보자.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정체성 이론>

 

에릭슨은 인간 생애의 발달과정을 8단계로 구분하고, 그 단계마다 성취해야할 과업과 극복해야할 위기를 설명했어.

이제 내용을 보자.

 

1. 1단계: 신뢰감 vs 불신감  (출생~1세)

 

이 시기의 주된 위기는 아기가 세상을 신뢰할 수 있는냐 하는 것이야.

아기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가지려고 할 때 자신을 돌보는 사람(양육자)와 상호작용을 하게 돼.

예를 들어서 아기가 배고프다고 쳐울면 엄마가 밥주면 아기는 울음 그치잖아.

 

이렇게 상호작용을 하면서 아기는 자신이 무언가를 원해서 요청을 하면, 그에 해당하는 것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양육자의 행동에서 일관성과 예측성을 발견하게 되는 거야.

예측성은 쉽게 말하면 오줌쌌을때 누가와서 기저귀 갈아준다는 것을 알게 되는거.

여튼, 이러한 상호작용을 통해 아기는 양육자 그리고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게 돼.

 

하지만 부모가 이러한 아기를 내버려두고 제대로 보살핌을 해주지 않는다면 불신감을 형성하게 돼.

출생후부터 1살까지는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니까 최대한 친부모가 아기를 돌봐주는게 좋아.

애착은 성격이론의 필수적인 토대이고, 평생 영향을 미치는 아주 강력한 요소이거든.

 

아, 그리고 에릭슨 이론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예로 1단계에서 '신뢰감을 얻는 다는것'은 신뢰감이 100%이고 불신감이 0%이라는

뜻이 아니야. 에릭슨은 성취해야할 것과 위기의 상호성을 중요시했어.

즉, 신뢰감이 불신감보다 높으면 신뢰감을 획득하게 되고, 불신감이 신뢰감보다 높으면 불신감을 얻게 되는 거야.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는 거지.

 

 

2. 2단계: 자율성 vs 수치심/회의  (1~3세)

 

이 시기의 유아는 대소변 가리는 것을 조절하는 것을 배우게 되고, 이러한 훈련을 통해 자기통제에 대한 강한 욕구와 자율적인 의지를 가지게 돼.

유아는 자신이 할 수 있는것과 못하는것(가능/불가능)을 구분하게 되고 이들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해.

부모가 아이들을 자유롭게 무언가를 탐색하고 스스로 어떤 일을 해보도록 허락하고, 또 아이의 자율적 의지에 주목하고 격려해 준다면,

유아는 자율성을 획득하게 되고,

 

만약 유아가 스스로 한 행동이 실패했을 때 비난하거나 조롱하면 수치심을, 스스로 무엇을 할 기회를 주지 않고 과잉보호하게 되면 회의감을 가지게 돼.

 

 

3. 3단계: 주도성 대 죄책감  (3~6세)

 

이 시기에 아이는 신체능력과 언어능력의 발달로, 적극적으로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탐색하고 활동하기 위해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려고 해.

이 때 어른이 옆에서 사회의 여러가지 역할들을 모범으로 보여주면 아이는 그것을 받아들이게 되고,

자신이 어떠한 사람이 되면 좋을까에 대한 기초를 형성하게 돼.

또, 부모나 가족이 아이들의 주도적인 행동을 격려하고 아이의 질문에 잘 대답해주면 주도성이 발달하게 돼.

 

하지만, 아이의 주도적인 활동을 제재하거나 처벌하게 된다면 아이는 좌절과 죄책감을 느끼게 돼.

 

 

4. 4단계: 근면성 대 열등감 (6~11세)

 

이 시기에 아이들은 학교에 들어가서 정식적인 교육을 받게 돼. 초등학교 시기!

아이들은 이 때 자신이 성취한 것에 대한 인정받으려는 욕구와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려는 욕구가 강하게 나타나.

또 경쟁 등의 욕구도 강해지게 되지.

이 시기에 부모와 교사가 아이들에게 여러 기회를 제공하고, 성취한 결과에 대해서 격려해 준다면 아이들은 근면성을 형성하게 돼.

 

하지만, 아이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서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면 아이들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자아를 형성해서 열등감을 가지게 돼.

 

 

5. 5단계: 자아정체성 대 자아정체성 확산 (12~18세)

 

드디어 내가 오늘 설명해 주고 싶은 단락이 나왔다.

에릭슨은 청년기의 과업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정체성의 확립'이라고 했어.

 

위의 나이대가 12~18세로 적혀 있는데, 저건 에릭슨이 이 이론을 형성했을때의 청년기 기준이고,

지금, 그리고 특히 입시로 인해 정체성 탐색을 하는 것이 정말 힘든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생때부터 정체성의 탐색이 시작된다고 해.

그래서 요즘 학자들은 청년기를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라고 봐. 길게 보는 사람들은 중학생부터 대략 30세정도까지 보기도 해.

 

이 시기때 많은 청년들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등등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돼.

청년들은 여러 영역(학생,알바 등)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경험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발견하는 동시에,

지금까지 가졌던 이상적 자기상에 담았던 자아기대를 포기해 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함으로써,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게 돼.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간략하게 소개해 볼께.

 

독서: 소설은 자신의 고민을 공유하고, 내면을 이해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 평론은 다양한 가치관을 알려주고, 자신의 생각의 폭을

           넓혀주지. 전기는 삶의 방향의 지침과 이상적인 모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가 있어.

 

우정: 친구 관계를 통해 자기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정의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평가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정체성 형성에 시초가 된다고 해.

 

 연애: 동성 친구와는 또 다른 측면을 알게 해주는 역할을 해. 우정보다도 강하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지.

         심장이 뛰는 감각, 불안, 초조, 때로는 화나는 감정을 느끼기도 하지? 이러한 강한 마음속의 감정을 통해 새로운 생각과 감정, 무언가를 하려는

        동기 등을 느끼게 돼.

          이성을 정열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은, 새로운 세계와 자신의 새로운 측면을 여는 '문'이 된다고 어떤 학자는 말하기도 했어.

 

기타 도움이 되는것: 봉사활동, 여행, 알바 등등.. 다양한 것을 경험해 보는 것은 이 시기에 너무 중요해.

일게이들은 반드시 많은 것을 경험해보자.

 

하지만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에 대해 회피하거나, 여러가지 시도도 해보지 않는다면

정체성 확산 상태에 빠지게 돼. 즉, 정체성이 없는 빈 껍질의 인간이 된다는 거야.

즉, '선택의 회피와 마비'의 상태라는 거야.

 

이러한 상태의 사람들의 전형적인 심리상태를 마지막으로 몇개 들어볼께.

 

☞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에 의해 가능성이 좁아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 기존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에 대한 경멸

☞ 자신은 이러한 속물(이하 쓰레기인간, 잉여)가 아니라는 저항

☞ 어떠한 것에도 몸을 던질 수 없는 고립과 공허의 감각

☞ 자신은 언제까지나 자유로운 선택자로 있을 것이라는 공상적인 확신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는다면, 자신이 진정 무엇을 하고 싶은지 찾는다는 것은 정말 힘들어.

물론,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는다고 해서 진로결정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진정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닐 가능성이 높겠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선택할 줄도 알아야해.

인생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야. 지금 어느 갈림길에 서있다고 해서 그 곳에서 피하거나, 무시한다면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은 점점 더 힘들게 돼.

도전의식과 용기를 통해 갈림길을 하나씩 선택하고 그 길을 가다보면 많은 갈림길이 또 나오겠지.

하지만 노력을 해서 갈림길을 통과하다보면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또 꿈을 찾게 될거야.

꿈을 찾게 되서도 갈림길은 여전히 계속 되겠지만, 갈림길을 계속해서 걸어나가며 우리 인간은 성숙해지고,

다음 세대를 향해걷게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

 

 

6. 6단계: 친밀감 vs 고립감 (18~35세)

 

이 시기는 성인기에 해당해. 이 시기에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친밀감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고 해.

청년기에 정체성을 획득하게 되면, 남들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려는 노력이 이 시기에 하기 시작해.

남들의 단점을 인정하고, 상호간의 차이점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은 친밀감을 획득하게 돼.

 

하지만, 자아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주변사람들을 언제까지나 경쟁자로 인식하거나,

자의식(자기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남들과 원만한 관계를 얻지 못하게 되고, 결국은 혼자만 남아있다는,

고립감을 느끼게 돼.

 

 

7. 7단계: 생산성 vs 침체감 (중년기)

 

일게이 부모님 혹은 정게 어르신들의 연배라고 할 수 있어.

생산성은 뭘 생산한다는 뜻이 아니라, 다음 세대(즉, 자식세대)를 안내하고 형성하는 것을 의미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자녀를 낳아 길러서, 교육하고, 사회에 도움이 되게 만드는 과정이 생산성이야.

부모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생산성을 확립하게 돼.

비단, 아이를 낳지 않고, 직업이나 다른 여러 활동을 통해 다음 세대와 상호작용을 해 생산성을 확립할 수도 있어.

 

하지만, 언제까지나 백수생활하거나, 비윤리적인 짓을 하고 다니거나 하는 등의 사람들은 침체감에 빠지게 되고,

부모나 어른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를 못한다고 할 수 있어.

 

 

8. 8단계: 통합감 vs 절망감 (노년기)

 

할아버지, 할머니는 마지막 단계인 8단계에 속해.

이 시기에, 자신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 뒤돌아보고 정리하게 된다고 해. 이때 자신의 삶이 전체적으로 가치있고,

의미있는 삶이었다고 수용하고, 만족한다면 통합감을 획득할 수가 있어.

 

하지만, 지금까지의 삶이 헛되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절망감에 빠지게 돼.

 

 

 

오늘은 여기까지야. 도움이 되었나 모르겠다.

읽어보고 궁금한거 있으면 댓글 남겨주라.

읽어줘서 고맙다.

바쁘면 5단계만 읽어도 된다.

 

 

세줄요약

 

1.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하는가는

2. 자신의 결정력

3. 많은 경험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