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이라해서 뭐 대단한 건 아니고


말 그대로 열정페이식 인턴이었음


인턴해서 취업으로 인정되는 것도 아니고 다만 꽤 괜찮은 기관이라 스펙삼아 온 분위기


그런데 이곳은 특이하게 여자가 존나 많음, 인턴도 여자 22명에 나 포함 남자 4명...


꽃밭이긴 했다


난 남중 남고 공대 군대에 심지어 동아리도 남초 동아리였던지라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어떨 땐 이해가 안 가기도 하고ㅋㅋ






1. 인턴 대표 뽑기



인턴 담당 직원이 오더니

대표를 뽑으라 함


어차피 여기서 잘해봐야 큰 도움 되는거 없으니 서로 쉬쉬하는 분위기





그런데 여자 인턴 중에서 제일 나이 많은 인턴이


(여자 뿐 아니라 전 인턴 중에 나이가 제일 많았음, 

인턴 하기 전부터 인턴들 나이와 성별 출신학교등이 적힌 리스트를 받는다)




"남자가 하는게 아무래도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고 함


그러니깐 남자 인턴 중 가장 나이 많은 형님이 그 여자 인턴을 노리고


"제 생각엔 최고 연장자가 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라고 반격함




그러니 인턴 담당직원이


"그럼 나이가 제일 많은 남자인 당신이 하면 되겠네요"


라고 단도리를 쳐버림



나중에 알고보니 항상 대표 뽑으면 나이 많은 남자가 된다더라

약간 관행같은거라고, 매번 저런 대화 양상이 이루어지다가 최고령 남자가 대표 된다고 함











2. 근무 태도


인턴실 물품구매, 컴퓨터나 인터넷 문제해결

공금 관리, 단체 보고서 제출 같은 건 

남자들이 해야한다는 인식이 아직도 많이 깔려있음


세상 많이 바꼈다고 해도

그런 것들 아직 많이 남아있다


또한 인턴 하다보면 정직원들이 지네들이 해야 할 일들을 인턴한테 자주 떠넘김


근데 여자인턴들한테는 잘 못 떠넘기더라, 

남자 인턴들이 그런 좆같은 일 대부분 했음 

물론 여자 인턴들도 그런 일 하긴 하는데 빈도 수가 적음

남자들이 아무래도 싸게싸게 굴려먹기 좋은 듯 함



참고로 지각은 여자애들 꽤 많이한다

남자들은 의외로 안 함

애초에 남자인턴 4명은 단 한번도 지각한적 없었는데 

여자들은 꽤 많이하고

출근 시간 평균 자체가 남자들보다 많이 늦음














3. 편가르기


우린 특이하게 인턴실이 따로 있었음

각자 부서에 배치되는게 아니라, 필요할 때만 담당 직원 찾아가고

그 외에 사무는 모든 인턴이 인턴실에 모여서 함 (인턴이 너무 많아서 그랬던 듯)


그런데 부서가 크게 2개 부서로 나뉘는데


A부서 여자들이랑


B부서 여자들이랑 편이 갈림


거기에 남자친구 있는 애들이랑 없는 애들이랑 편이 갈림


거기에 나이 좀 있는 애들이랑 없는 애들이랑 편이 갈림


대충 이렇게 4조각 정도 난다














4. 근무 숙련도





생각보다 근무 숙련도는 남녀 크게 다르지 않음

남자 3명은 진짜 열심히 했는데 딱 한명이 존나 시원찮음

크게 열심히 하지도 않음


여자들도 비슷한 비율로 4~5명 정도는 진짜 열심히 안 하고 실제로 실력도 없음

그런데 잘하는 애들은 또 잘 함


인턴 막바지에 근무종합 프레젠테이션을 시킴

근데 다 하는게 아니고 4명만 뽑음


이게 뭐 잘해봐야 전혀 도움되는거 없는데 

그래도 조직 최고 수장까지 와서 보는거라 부담이 좀 되긴 함

나도 뽑혀서 발표했는데 4일밤 정도를 샌 것 같다


재밌는 건 이걸 우리들끼리 뽑는게 아니라 

인턴 담당 직원이 "너 발표해, 또 너도 발표해" 이런 식으로 다 정해놓음

션 찮은애들 찍어놨다가 얼버무리면 간부라인한테 갈굼 당하니 그러는 것 같음


그런데 담당직원이

4명 뽑아야 하는 건데

남자애들 4명으로 뽑아놓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리 언급했지만 인턴 중 남자는 4명임)


그러다 결국 한명은 여자로 바꿈

나중에 들은 얘긴데, 그 인턴 담당 직원이 위에서 좀 까였나 보더라

아무리 시발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 한거 아니냐고 하면서ㅋㅋㅋㅋ


결국 아까 언급한 4명의 남자 중 시원찮은 애 한명이 잘리고

여자들 중 최고 엘리트 한명이 뽑혀서 남3 여1이 최종 발표함


근데 그 여1 이 진짜 잘하긴 했음

내가 볼 때 인턴 대표 다음으로 잘한 듯 

(나보다도 잘한 듯)


솔직히 걔 얼굴은 별로였음

근데 뭐랄까 멋있다는게 느껴지더라

여자들 볼 때 항상 예쁘다 못 생겼다였는데

멋있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됨












5. 퇴근





난 공무원 쪽에서 인턴을 해서 그런지 퇴근시간은 확실했음

는 개뿔 시발 인턴 내내 주 3일은 밤 10시 퇴근

토요일 근무도 가끔함,  인턴 마지막 주는 일요일까지 나와서 일하고 그랬다ㅋㅋㅋ


존나 재밌는 건 뭔지 아냐?


여자들은 진짜 퇴근시간 5시 땡! 치면 바로 집에 감ㅋㅋㅋ


사실 생각해봐라

5시 땡! 치면 퇴근하는게 당연한거다


그런데 그게 당연하지 않은 조직에서

마치 당연하다는 듯 퇴근을 함

뭐가 옳은 건지는 잘 모르겠음


남자 인턴 4명은 장담하건대 인턴기간 동안 단 한번도 정시 퇴근한 적이 없음

빨라야 7시 정도


자기 담당하는 직원이 오케이 사인을 내려야 퇴근을 하는데

담당 직원이 거의 매일 퇴근을 늦게 하거든, 그럼 남자 인턴들은 눈치보여서 퇴근하겠습니다 말을 못 하는데

여자 인턴들은 "늬들은 남든지 말든지, 난 퇴근한다" 라고 말하고 그냥 감


진짜 5시 되고 퇴근방송나오면 여자들은 우르르 인턴실 빠져 나가는데

남자인턴들은 모여서 그 광경을 진짜 신기하게 쳐다보고는 했음ㅋㅋㅋㅋ

진짜 매일 5시만 되면 그 광경이 너무 낯설었다


남자인턴이 병신인건지

여자인턴이 이기적인건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인턴에서의 근무시간을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주는 대학을 다니는 여자인턴이 2명있었는데

걔네들은 거의 남자인턴들만큼 근무시간 채우고 감


이런거 보면 남자들은 지나친 집단주의

여자들은 지나친 개인주의인 듯 함








6. 회식




매주 금요일에 회식을 함


첫주는 거의 다 나오고

둘째주는 약간 빠지고

셋째, 넷째 주부턴 그냥 나오는 사람들만 나옴


가끔 평일에 따로 따로 술 한잔 하는 분위기는 있지만

단체 회식은 여자들 진짜 안 좋아하더라


근데 남자새끼들은 진짜 술을 존나 마심ㅋㅋ 

4명이서 거의 매일 술 마심ㅋㅋㅋ


그리고 남자인턴들이랑 잘 어울리는 여자 인턴 2명이 있었는데

걔들도 술 좋아함ㅋㅋ

그래서 6명이서 엄청 친해지고 술 엄청 마심


특히 그 여자 인턴 2명 중 1명은 지잡대 출신이었지만

일을 참 잘했음, 뭐랄까 직장에서 부서일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 (나랑 다른 부서)

다만 인턴실 내에서 돌아가는 일을 상당히 많이 도와줌



특히 남자들 죄다 마지막 발표 준비 때문에 아무일도 못 할 때

인턴실 돌아가는 일 걔가 도맡아 해줌



내가 만약 인사팀 직원이면 이런 애들 정직원으로 채용하겠더라 싶었음







7. 연애




니네 여초 학과나 여초 직장 다니면 

그 남자애들 존나 부럽지? 막 여자들 골라다니면서 만날 것 같지?

그게 아니더라


생각보다 만나기 힘듦


한번 사귀면 소문이 쫙 나기 때문에 골라가면서 만나기도 그렇고

생각보다 직장 생활이 좀 화기애애해 지는 건 있지만

또 그게 연애로 이어지고 그런 건 많이 없다


나이 제일 많은 형이 서울대에 성격도 시원시원해서

인기가 좀 많았고, 나중엔 뜬금없이 인턴이 아니라 그 부서 직원이랑 사귐ㅋㅋㅋ

(물론 인턴 끝나고)


나같은 경우는 맨날 같이 술먹는 애들 중 지잡대녀 말고 

다른 여자인턴이랑 좀 뭔가 있었는데

걔 인턴 끝나고 학교로 내려가 버리니 사이가 멀어짐 (지방이지만 잡대는 아님)


그런데 확실히 여자들 많은데서 다니니 이런 건 있었음

인턴 중에 순진한 애들 남자 1명, 여자 1명이 있었음


둘 다 진짜 착하고 순딩이들인데 연애경험 없음

그런데 둘이 잘 어울린다해서 인턴들 24명이 걔네 사귀라고 대놓고 몰아감

그러더니 진짜 사귐ㅋㅋㅋㅋㅋ


이런 소소한 재미는 있더라







요약


1. 남자 집단주의, 여자 개인주의

2. 생각보다 남녀 간에 근무 숙련도는 차이x

3. 근데 조직의 입장에서만 보면 

확실히 남자가 낫긴 하겠더라 

여자는 몸값 거품이 좀 있다고 표현하면 

정확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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