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상상력이 대단하시네요 ㅋㅋㅋ
질문자님 추측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호시노가 죄책감 때문에 자신을 망가뜨릴까요?
우연한 사고에 의하 죽은 사람의 책임을 무엇하러 자신에게 돌리겠어요.
개학하고나서 호시노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은 유령 때문이 아니라 호시노가 여름방학 동안에 변했기 때문입니다.
친구들과 함께 훔친 돈으로 오키나와 여행을 가죠...?
그 여행이 호시노가 변한 계기를 마련해 준 것입니다.
위의 님 말대로 호시노네 집에 큰 공장을 갖고 있을 정도로 (쿠노 레이프할때 나오죠)
부유하게 살았는데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집안도 몰락했죠. 그러나 이건 배경이에요.
그리고 모범생이었던 호시노는 학교 친구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착한 아이로 있어야만 하는 자기 자신이 싫었을 겁니다. 자기가 수석 입학한게 아니라고, 나도 원해서 한게 아니라고 혼자 중얼거리는 장면 나오죠??
오키나와 여행에서 호시노가 겪은 사건들 있죠?
첫번째는 밤에 불꽃놀이 하다가 시쟈에게 습격을 당한 것이고
두번째는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것이고..
오키나와 섬 아저씨 말이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요.
오키나와 전설 중에 사람은 일곱개의 혼을 가지고 있는데, 호시노는 그 중 2개를 잃어버렸다고. 신을 화나게 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데 너 뭔가 이섬에 좋지 않은 걸 갖고 왔니? 이런 대사를 하면서 조심하라고.하죠..
호시노는 이런 사건들을 계기로 변하게 된것입니다. 배에서 돈을 공기중에 뿌려 버리잖아요? 몰락한 자신의 집안 환경에서 생겨난 돈에 대한 증오 때문에 그런걸로 보입니다.
성장기의 소년이 비뚤어지게 된 계기를 단순히 집안 환경으로 돌릴 수도 없을 것 같네요
약해져 있는 자아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급변할 수 있는 것이 청소년기니까요.....
영상 문법 포스팅에 캐릭터 분석은 뭔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지만 굉장히 배울점이 많은 캐릭터 설정이기에 릴리슈슈의 모든 것에 나오는 몇명의 캐릭터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그 첫번째가 바로 릴리슈슈의 모든 것의 악역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 '호시노'이다이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며 사실상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다
<호시노는 처음부터 하스미를 괴롭히는 '악역'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인 하스미를 괴롭히는 역할로 등장하는 호시노 그리고 그는 이무렵 '아오네코'라는 아이디로 릴리슈슈의 팬까페 '릴리피리아'에 가입한다
이 무렵의 호시노는 이제 막 막나가기 시작할 무렵... 정신이 무너져가는 시작의 단계였다
<시간은 중학교 입학 시절로 돌아가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하스미와 같은 중학교에 입학하는 호시노는 1학년 대표로 교단에서 선서를 한다
그리고 또 역시 같이 검도부에 입부하게 되고 그때 호시노는 강해지고 싶어서 왔다고 말한다
이후에 나올 초등학교 시절의 왕따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호시노의 '강해지고 싶다'는 욕망은 절실했으며 이후에 막나가게 되는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호시노를 왕따 시키던 무리들>
비가 내리던 어느날 호시노와 친구들은 그를 이지메하던 한 무리를 만나게 된다
이것은 관객에게 아주 많은 정보로 작용한다
이후에 호시노가 수많은 아이들을 괴롭히고 상처주는 것이 초등학교 시절의 이 왕따를 당한 경험으로 부터 나온다는 것 그리고 그의 정신이 이미 상처입어 있음을 설명한다
<돈을 훔쳐서 놀러간 오키나와에서 호시노는 두번 죽을뻔 한다>
돈을 훔쳐서 친구들과 놀러간 오키나와
바다에서 손전등 빛을 보고 날아온 생선에 찔려서 한번 바다에 빠져서 두번 죽을뻔 한다 오키나와의 가이드 아저씨는 '안좋은 물건'을 가지고 온게 아니냐고 말한다
그리고 바다에 빠진 호시노를 구해준 탐험가 아저씨가 죽는다
호시노는 이것이 자신이 가져온 부정한 돈 때문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자신을 구해준 이 탐험가가 자기의 죄로 인해 죽었다고 생각한다
죄책감에 남은 돈을 모두 바다에 던져버리지만 남은 여름방학동안 호시노는 심한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리고 드디어 호시노가 변한다>
자신 때문에 죄없는 한사람이 죽었다고 믿는 호시노는 너무나 괴롭다
그 괴로움을 견디기 위해 다른 사람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반에서 '짱'을 먹고 있던 이누부시를 기절 시키고 그의 염색 파마 머리를 잘라 버린다 이 사건으로 호시노는 반의 새로운 짱이되고 계속해서 다른 사람을 파괴하기 시작한다
이누부시의 꼬붕이었던 2명에 하스미까지 데려와 cd를 훔쳐오게 하고 혼자서 릴리슈슈의 '호흡'을 훔쳐서 걸린 하스미 때문에 학교에 발각되자 때리고 cd도 박살내 버린다
그리고 츠다를 협박하여 원조교제를 시키고 그돈의 일부를 상납금으로 받는다
<그리고 자신이 짝사랑하던 쿠노를 범한다>
왜일까? 자신이 짝사랑 하던 '쿠노'가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는게 화가 났을까 견딜 수 없었을까? 그래서 괴로움에 표현방법은 오직 남들위에 서서 더 괴롭히는 것 뿐이었을까 아무튼 호시노는 쿠노를 불러내서 꼬붕들을 시켜 그녀를 범한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츠다의 죽음 부른다
이 장면에서 폐공장이 호시노의 아버지 것이었던 것이 밝혀진다
사업의 도산과 가족의 이산은 호시노의 탈선에 또다른 강력한 이유를 뒷밤침해 준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하스미나 관객이나 너무 늦다
이미 호시노의 삶은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잘못 되어버렸다
그리고 위의 두번째 후드를 뒤집어쓴 사진이 있다
이 장면에서 호시노는 담배를 피며 후드를 뒤집어 쓰는데 나는 이영화를 처음볼때 이 장면에서 처음에 하스미를 괴롭혔던 남자가 이 호시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의 장면에서 호시노는 후드를 뒤집어 쓰고 있었으니까 나는 이것을 나처럼 모르는 사람을 위해 알려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다 언제 눈치 챘는지..
<아오네코는 너무나 괴로워 한다>
친구였던 하스미와 짝사랑했던 쿠노를 괴롭히는 호시노는 너무나 괴로워 한다
죄책감을 벗어 던지려 시작한 괴롭힘이 오히려 자신을 파괴한다
이제는 다른 사람을 괴롭힐 수 밖에 없지만 그것을 누군가 멈춰주길 바란다
하지만 이제는 멈출 수 없다
그리고 호시노는 하스미에게 살해 당한다
너무나도 괴로워 하던 호시노,아오네코는 죽음으로 영원한 안식을 얻는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차라리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가 아직 겨우 중3이었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청소년기의 약간의 비뚤어짐이 다른사람과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수많은 친구들에게 상처를 입힌다
호시노가 자신의 꼬붕 그룹에 '하스미'를 집어 넣은 것은 무엇일까
나는 그가 하스미를 친구로서 붙잡아 두고 싶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비뚤어진 그의 방식으로는 하스미를 꼬붕으로 두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릴리슈슈를 하스미에게 소개한 것은 바로 호시노이다
그런 그가 하스미가 가지고 있던 '호흡'을 부숴버리고 콘서트표를 꾸겨서 던져 버린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단순한 괴롭힘의 일부였을까?
나는 호시노가 릴리슈슈 따위로 현실을 도피하지마라고 말하는 듯 보인다
초등학교 시절 왕따를 당하면서 릴리슈슈를 계속해서 들어왔지만 그는 결국 음악으로 구제 받지 못했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하스미에게 릴리슈슈 따위는 듣지마라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만약 하스미가 '피리아'였다면 호시노는 알고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파란사과를 들고있는 호시노를 외면하는 하스미에게 다가가 왜 모른척하냐라고 물은후 그에게 사과를 줘버린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이해 못한다고 말하면서 호시노는 사실 다른 사람을 많이 이해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쿠노를 범한 것은 그녀를 '왕따'로 부터 벗어나게 해버리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 마지막 해석은 너무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의 호시노와 하스미의 캐릭터는 약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것은 체육선생이 하는말 '이 나이의 아이들은 가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니까요'
이 말에 대한 이와이 슌지의 설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해할 수 있게끔 하지만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게 설정하는 것이 의도가 아니었을까
이와이 슌지 감독은 "유작을 고르라고 한다면 이 작품으로 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과연 감독 스스로 그토록 깊은 애착을 가질 정도로 음악이나 몇몇 인상적인 장면이 깊게 남는다. 하지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기도 하고, 영화 전반에 은유적인 표현과 인물들의 돌발적인 행동과 같은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어렵게 보이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은 아무래도 호시노 슈스케라는 등장인물이다.
공부와 운동 모두 잘하고 집도 부자여서 걱정이 없을 것만 같은 겉모습과는 달리 호시노의 내면엔 여러 고민거리가 많아 보인다. 호시노의 아버지의 공장이 부도나 가족은 흩어졌고,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엄마와 둘이 살게 된다. 하스미가 그의 집에 놀러갔을 때 자신의 성적에 대한 소문의 진실을 말하지만 하스미는 대수롭지 안게 넘겨버린다. "답사는 읽고 싶어서 읽은줄 알아? 아무도 나에 대해 제대로 아는게 없어."라는 말을 통해 호시노는 성적과 거짓, 오해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심이 큼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아구경기를 보고 난 뒤 과거의 친구들을 만나 자신이 따돌림 당했던 과거가 친구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이 중 한 친구는 팔을 걷어부치고 나가 호시노를 위해 싸워주기도 하지만 결국 호시노가 없는 곳에서는 왕따 당할만 하다는 식의 말을 하기도 하며 호시노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진정한 마음으로 도운게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오키나와로 떠나는 여행은 영화의 중요한 변환점인데, 이곳에서 호시노는 주둥이가 날카로운 물고기에 죽을 뻔하기도 하고, 그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라고 하는 아라구스쿠(新城)를 향해 헤엄쳐가다 익사 할 뻔 하기도 한다. 또 역설적이게도 가이드에게 생명은 소중하다는 이야기를 듣던 도중, 가끔씩 찾아와 음식을 얻어먹던 여행가가 앞의 차에 치여 헬기에 실려간다. 운전자는 사람을 죽였다는 죄책감보다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일이 있은 후, 호시노는 훔친 돈을 바다에 뿌리며 알 수 없는 웃음을 짓는다. 하루 아침에 덧없이 흩어진 아빠의 공장, 사람의 목숨, 자신을 알아주지 못하는 세상과 결코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아라구스쿠 때문일까? 호시노는 개학을 개기로 완전히 다른사람이 되어 날라리들과 어울리며 타락하게 된다.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호시노의 분노는 그 주변 인물을 차례로 일그러뜨리게 된다. 한때 친한 친구였던 하스미를 괴롭혀 부하로 부리고, 방안 가득 곰인형에 파묻히고 연을 날리면서 천진한 웃음을 짓는 쯔다를 협박해 원조교제를 하게 한다. 어렸을 적 짝궁이었던 쿠노를 따돌림 시키면서 결국은 강간을 하기도 한다. 호시노의 변화 이후 영화에서 호시노의 대사와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현실에서 호시노의 의중을 알 수 있는 것은 그저 한숨이나 담배피는 모습, 그리고 들판에서 릴리 슈슈의 노래를 들으며 미친듯이 오열하는 행동에서 일뿐이다. 호시노는 자신의 말따위는 들어주지도 않고 이해도 하지 않는 세상에 대해 자신의 마음을 닫아 버린 것이었다. 그렇지만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푸른고양이는 필리아의 아픈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유일하게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호흡하고 날아갈 수 있기를 원하며, 에테르로 치유받기를 간절히 원한다. 불행히도 푸른 고양이, 호시노 슈스케는 있지도 않은 릴리 슈슈를 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틈에서 칼에 찔려 소리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쓰러진다.
영화가 종합예술이라고 불리우는 이유중에 중요한 한가지가 바로 '음악'일 것이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영화에서는 배경음악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것으로 유명했다 대단한 일이다 음악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음악은 영화에서 대단한 힘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영화의 분위기와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가장 힘있는 장치이다
일각에서는 영화에서 음악의 사용이 옳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다
그것은 바로 노골적인 감정의 세뇌라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음악역시 종합 예술인 영화가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므로 위의 의견과는 좀 다르다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지 무조건적인 배제는 좋지 않다 음악이 있는 부분이 있기에 음악이 없는 부분도 더 살아 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영화음악을 가장 잘 사용하는 감독을 꼽으라면 난 첫번째로 이와이 슌지를 꼽겠다 음악뿐만이 아니라 그는 영화의 사운드를 완벽하게 요리할 줄 안다
먼저 위의 영상을 보도록하자
<조그맣게 피아노 연주가 들리고 있다>
스피커의 볼륨을 최대한 키워놓고 잘 들어보자
물건을 훔친 죄로 어머니를 부르게된 유이치 그리고 무엇인가 터져버릴 것 같은 무거운 공기가 흐르는 상담실에는 조그맣게 옆방의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영화를 처음부터 본사람은 알겠지만 이 씬의 처음부터 쿠노가 연주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옆의 상담실로 유이치와 선생님이 들어가게 된다
<어머니가 유이치를 때리기 시작하자 피아노 연주소리가 커진다>
물건을 훔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유이치의 어머니
유이치를 째려보는 순간부터 쿠노의 피아노 연주소리는 급격하게 커진다
그리고 화면은 쌩뚱 맞게도 이일과 전혀 상관 없는 쿠노의 연주 장면으로 바뀐다
이와이 슌지는 어째서 이런 편집을 사용한걸까
<다시 돌아온 상담실 음악은 곧 멈춘다>
다시 돌아온 상담실에서는 이미 진정한 유이치의 어머니가 있다
그리고 음악은 곧 멈춘다
과격하고 급박한 장면에서 격렬한 bgm을 사용하는 경우는 자주 있다
그리고 릴리슈슈의 모든 것의 경우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음악을 하는 릴리슈슈의 음악이 영화의 전반에 걸쳐 사용된다
하지만 도둑질을 하다가 걸려서 어머니에게 맞는 이 장면에 슬프도록 아름다운 드뷔시의 피아노 연주곡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머니의 흥분으로부터 음악이 커지고 진정하자 완전히 사라지는 것으로 보아 이 장면에서 '드뷔시의 아라베스크'는 유이치 어머니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일부러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곡으로 배치한 슌지 감독의 의도는 바로 어머니의 슬픔을 표현한 것이다
유이치를 때리지만 그녀의 감정은 분노라기 보다는 슬픔이다
그렇기 때문에 분노의 음악이 아닌 슬픔의 음악으로 사용된 것이다
포 미니츠의 경우 피아노 연주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tv라는 매체를 자주 사용한다 극중 배우가 연주회 장면을 tv에서 보고 그것을 그대로 bgm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이 슌지는 좀더 노골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내게는 이런 방법이 더욱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2008/12/31 - [video grammer] - 영상문법 - 셔레이드 <하나와 앨리스>
에서 경읽는 소리를 이용하기 위해 주인공을 절에 배치하듯이 피아노 연주를 이용하기 위해서 일부러 이 두 장면을 교차로 보여준다
사실 쿠노의 이 첫 등장은 영화에서 큰 의미가 있지 않다
그녀가 연주하는 곡이 드뷔시의 아라베스크로 당시에 릴리슈슈의 '호흡'의 첫번째 수록곡의 오마주 대상이 된다는 정보를 전달하며 쿠노를 관객에게 처음으로 보여주는 의미만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인물을 bgm의 사용을 위해 투입시켰다는 과감함에 나는 찬사를 보내고 싶다
<헨드헬드가 아니다>
잠깐 촬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하자
영화의 전반에 걸쳐 들고찍기와 점프컷이 사용되는데 오히려 간헐적으로 사용되는 트랙킹이나 크레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위에 나오는 4명이 모두 보여지는 롱샷의 경우 헨드헬드가 아닌 트랙킹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곧 있을 폭풍 전야의 느낌을 형성하며 어쩔줄 몰라하는 유이치의 상황을 적절하게 표현한다 그리고 어머니의 사랑의 매가 시작되자 촬영은 급격한 헨드헬드로 바뀌며 교차편집되는 쿠노의 연주장면은 이것과의 대비를 위하여 아주 부드러운 트랙킹으로 촬영된다
한장면 한장면의 연출을 위해서 샷의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
내가 살면서 가장 감명을 받은 영화지만 2시간 40분이나 되는 러닝타임은 포스팅을 위해 다시보기에는 꺼려지는 측면이 있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정말 열심히 볼수 있었던 이유는 하나였다 릴리슈슈의 팬까페 '릴리피리아'의 운영자 피리아와 아오네코는 누구인가?
영화를 처음봤을때 3시간 가까이 되는 러닝타임과 쉴새없이 쳐대는 투고자들의 채팅은 나를 너무나 정신 없게 만들었다 나는 겨우 스토리의 큰 줄기만을 놓치지 않기위해 힘써야했다 하지만 다시보고 알았다 아오네코는 바로 이영화의 악역 '호시노'였다
하지만 피리아는 누구인가?
<아오네코의 파란사과를 호시노가 들고온다>
물론 이 장면에서는 주인공인 유이치가 들고 있지만 이것은 호시노가 누군가가 말을 걸면 주라고 전해준 것이다
그렇다 많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고 팬까페에서 피리아와 소통하던 자는 바로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안겨주던 '호시노'였다
영화를 처음부터 다시보면 피리아는 마치 유이치처럼 설정된다
유이치가 컴퓨터를 하면서 피리아의 투고글이 올라오고 어머니의 임신 장면과 출산에 대한 피리아의 글이 겹쳐진다
하지만 정말 피리아는 유이치인가?
나는 조금 다른 해석을 해보려고 한다
일단 릴리슈슈의 콘서트 장면에서 유이치가 호시노를 발견하는 장면을 보자
<사과를 들고있는 호시노를 발견하는 유이치>
분명 유이치는 호시노의 얼굴을 보기전에 파란 사과를 먼저 본다
만약 유이치가 피리아라면 어땠을까? 분명 사과를 보고 다가가지 않았을까?
하지만 멍하니 사과를 보고있던 유이치는 호시노의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란다
물론 이장면은 두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유이치가 피리아인 경우 파란사과를 봤지만 자신이 만나자고 한 것은 아니므로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않았을 수 있다 더구나 유이치의 소극적인 성격상 그랬을 가능성도 높다 그렇다면 그 직후 호시노의 얼굴을 봤을때 아오네코가 그였다는 생각에 깜짝 놀란 것이다
피리아가 아닌경우는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단순히 만나기 싫은 호시노의 얼굴을 보 고 놀란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경우라고 해석한다 그 이유는 바로 이후의 장면 때문이다
<이 여자는 누구인가?>
유이치가 들고 있는 사과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이 소녀는 누구인가?
만약 유이치가 피리아라면 이 소녀가 파란 사과를 이렇게 눈여겨볼 이유가 없다(아오네코의 투고글을 다른 누군가가 본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그리고 그렇다면 유이치는 왜 호시노가 사과를 자신에게 맡겼는지 의아해 해야하지 않을까? 하지만 사과에 적힌 아오네코의 메일주소를 살펴볼 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유이치가 이 사과의 의미를 모른다고 해석된다
그리고 옆에서 사과를 유심히 쳐다보는 저 소녀가 바로 '피리아'인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는 왜 처음부터 마치 피리아가 유이치인 것처럼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알듯 모를듯한 진실을 이렇게 전해주는가?
그것은 바로 릴리슈슈의 에테르에 의해 치유받는 고통받은 자들의 일반화를 위해서이다 피리아가 중간에 죽고 싶다고 투고하는 내용은 그 당시 유이치의 심리적 고통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그것이 유이치가 아니라면? 릴리슈슈를 듣고 고통을 치료하는 유이치,호시노,츠다,쿠노처럼 또다른 수많은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결국 이와이슌지는 유이치라고 생각했던 피리아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설정하면서 똑같은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 유이치 많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것이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의 주제이다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이 모두 고통받고 있다는 것 호시노,유이치,쿠노,츠다 모두
<쿠노의 사건으로 우는 츠다와 자살하는 시늉을 내는 유이치의 그림자>
강간당한 쿠노가 머리를 밀고 오자 자신은 왜 그렇게 하지 못했는지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츠다 그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피리아의 투고, 목을 조르는 그림자
고통 받는 10대의 이야기를 혼란스럽게 보여준다 피리아는 유이치도 아니고 아무도 아니다 아니... 모든 고통 받는 10대의 자화상이다
위의 세번째 그림의 그림자가 그것을 말해준다 나는 유이치의 그림자라고 생각했지만 누구인지 알수 없다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저것은 누구도 아니다 죽고싶어하는 10대 모두를 상징한다
<곰을 들고 나타난 쿠마의 정체는 바로 아저씨였다>
그리고 이와이 슌지 감독은 고통받고 있는 사람이 10대만이 아닌것을 표현하기 위해 '쿠마'라는 투고자를 이용한다
릴리슈슈의 팬까페에 콘서트때 곰인형을 안고 가겠다고 글을 올리는 '쿠마'가 바로 저 뒤에 있다
나는 이와이 슌지가 반드시 이 '쿠마'라는 사람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하고 어디에 나오나 눈을 씻고 찾고 있었다 역시나 하지만 하필 아저씨라는 것??
이것 역시 '주제의 일반화'를 위한 설정이다
고통받고 릴리슈슈의 음악으로 치유받는 팬이 오직 10대만이 아닌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것으로도 부족한지 나중에 콘서트장 밖의 LED에서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보고 울면서 노래를 따라부르는 아줌마도 나온다
분명히 피리아는 유이치처럼 설정된다 하지만 아오네코처럼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이와이 슌지 감독이 의도적으로 열어 놓았다고 생각된다
피리아의 실체가 누구인지 그는 말하지 않은 것이다
유이치 일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일 수도 있는 것이다
오키나와 여행에서 호시노가 겪은 사건들 있죠?
첫번째는 밤에 불꽃놀이 하다가 시쟈에게 습격을 당한 것이고
두번째는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것이고..
오키나와 섬 아저씨 말이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요.
오키나와 전설 중에 사람은 일곱개의 혼을 가지고 있는데, 호시노는 그 중 2개를 잃어버렸다고. 신을 화나게 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데 너 뭔가 이섬에 좋지 않은 걸 갖고 왔니? 이런 대사를 하면서 조심하라고.하죠..
호시노는 이런 사건들을 계기로 변하게 된것입니다. 배에서 돈을 공기중에 뿌려 버리잖아요? 몰락한 자신의 집안 환경에서 생겨난 돈에 대한 증오 때문에 그런걸로 보입니다.
성장기의 소년이 비뚤어지게 된 계기를 단순히 집안 환경으로 돌릴 수도 없을 것 같네요
약해져 있는 자아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급변할 수 있는 것이 청소년기니까요.....
죽은 여행객 얘기를 하자면 ..ㅋㅋ 이 부분이 저도 참 흥미로웠던 것이,,
그 여행객이 유이치에게 자신이 왜 그런 곳을 여행하는지에 대해 말을 하죠.
교살 식물이랑 산호초 얘기를 하면서 인간에게는 아름답고 낙원 같은 곳이지만 그곳 생물에게는 지옥일 수 있다고. 그 점이 자연의 매력이라고. 생과 사가 이웃이 되는 곳이니까 그 스릴 때문에 여행을 계속 한다고..
그러고는 죽었죠. 자신의 말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