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에 조직 쪼개지면서 전자 DS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작년까지는 경영지원총괄에서 있었고요...

당연 G직군이겠지요...^^

 

업종을 바꿔서 도망가볼까... 하다가

여기 게시판도 함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흠... 뭐랄까...

정보의 비대칭성이 참 무섭긴 무섭군요...

 

그래서...

 

구직자 후배님들의 몇몇가지 오해와 그에 대한 제 나름의 해답을 적어봅니다...

참고로... 저는 전자 경영지원 직무이고, 동기들은 거의 대부분 연구/개발 소속인 것을 말씀드립니다..

입사시 스펙은....그게 벌써 옛날이니까 지금은 여러분들이 더 좋겠지만..

명문대 상경대, 그럭저럭 학점, 토익2급 이정도...였네요..

 

 

오해와 해답

 

 이게 가장 큰 오해인데....

1. 오해) 삼성전자에서 몇 년 죽도록 고생하면 이직이 쉽다(?)

   답) 이직이 쉬울수는 있다. 그러나 경력을 바탕으로 더 조건이 좋아져서 이직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 보통 이직은 같은 업계에서 합니다.. 전자회사에서 제지회사로, 자동차 회사에서 식음료 업계로 이직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같은 전자 업계 내에서는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의 대우가 그나마 제일 좋습니다..

         LG전자 연봉 짠거야 다 아실테고, 하이닉스는 생존의 문제를 몇 번 경험할 정도이고..

         그 이외의 중소업체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정부출연연구소, 공기업 등등을 가시는 분들이 간혹 계신데, 이 경우 경력을 쌓아 가는게 아니라 시험을 봐서 갑니다..

         이직 케이스를 좀 보긴 했지만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연봉을 획기적으로 높여 좋은 조건으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같은 경우 가끔 어떻게 알고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오기도 하는데, 그게 LG, 두산 이런 곳입니다...

         이 경우 주직무를 갖고 가는건데...  당연히 안갑니다.. 여기보다 연봉도 적고 직급은 수평이동...이거든요

         삼성에서 한 10년 일하면 연봉 뻥튀기해서 옮길 수 있다는건 도대체 어떤 경우인지... 전 당췌 본 적이 없어요..

         가끔... 푸르덴셜 보험설계사로 옮겨서 억대연봉이 되었다는 전설은 듣지만... 이건 경우가 다르잖아요..

         더 좋은 조건으로 이직하는 경우는, 이미 취업 당시 삼성전자보다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었던 능력이 있는 사람입니다..

         보통, 로스쿨, 의전대, 교대 이런데 갔다고 하면 잘 갔다고 얘기들 합니ㅏ..^^

 

 

2. 연봉을 많이 준다 VS 적게 준다

 → 동종업계에서는 많이 준다.. 그러나 적게 준다...

    이게 무슨 말인지요...^^; 일단 삼성은 기본적으로 인건비를 많이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동종업계보다 적게 주면 괜찮은 인력들을 빼앗기니깐... 동종업계 대비는 좀 많이 줍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 해 보면, 그 업계별 임금이라는게..

    결국 삼성이 시장을 주도하는 업계는 삼성 마음대로 줄 수가 있는거지요..

    예를 들어서... 삼성이 진출해 있지만 업계를 선도하지 못하는 건축, 조선, 금융 등등...업계 임금 자체가 높습니다...

    가만 생각해 보세요... IT 부문의 이익이 건축, 조선, 금융보다 적지 않은데 왜 IT는 임금이 위의 업종보다 적어야만 할까요...?

    생각해 본 적 있나요...? 당장 외국의 예를 보면... IT쪽이 건축 조선 금융보다 적지 않거든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IT 강국이고 삼성전자는 세계적으로도 일류 회사인데...

    근데 그게 한국이니깐... 삼성이 업계를 선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삼성이 압도적인 시장 선도 상황이 되면 삼성이 업계 임금 자체를 리딩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삼성이 리딩하는 업계의 전반적인 임금 자체가 낮아요,....

    그 업계 중에서는 그래도 삼성이 높은 편이고요....

     대충 이해 가나요? 이해 가면 좀 무서운 얘기인데...-.-         

 

삼성은 업무 강도가 심하다 (?)

 → 삼성전자에는 수많은 부서가 있고, 같은 부서라도 바로윗상사에 따라 매우 다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심하다..

    이런부서 저런부서가 있지만  타 회사 다니는 친구들에 비하여 "전반적으로" 업무강도가 심한 것음 사실입니다.

 

4. 어느 계열사가 좋나요 (?)

 → 아무도 모른다

아래 게시글 읽어보니, 엔지니어링이 요새 인기가 좋은가요?

    제가 입사할 당시, 건설회사들 휘청거리고 현대건설이 망하느니 대우건설이 넘어가느니.. 할 때

    삼성 계열사 중 취업준비생에게 가장 인기 없던 곳이 엔지니어링이었습니다..

    당시 삼성카드가 인기가 좋았고 지금은 없어진 삼성캐피탈이 입문동기 입사 동기들 중 월급이 제일 많았습니다..

    (교육 도중 월급이 나와서 비교해 보지요..?)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SDI와 전기가 가장 인기가 좋았던 시절도 있고

    또 어느 시점에는 화재는 생명과 비교도 안되던 때도 있었습니다..

    무선사업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갔던 인력들은 솔직히 별볼일 없는 사람들이었고...

    (당시에는 정보가전사업부로 프린팅과 함께 있었다더군요...)

    지금은 그 때 무선으로 간 사람들이 PS니 진급이니 최고의 선택이었지요.. 근데 당시에는 알았을까요...

    더 옛날로 가면 생활가전이 삼성전자를 먹여살리던 때가 있었으며 지금 삼성 CEO 중 대부분이 제일모직에서 나왔을 만큼..

    제일모직이 삼성의 가장 메인이던 때가 있었어요...

 

    여러분들은 짧아도 5년에서 10년을 내다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자... 이제... 앞으로 어느 계열사가, 어느 사업부가 좋을까요? ^^;

 

 

5. 삼성전자 입사 스펙은 후지다 (?)

 → 대체로 그렇다...

  일단... 기업에서는 스펙 좋은 사람 보다는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을 뽑는답니다..

  그런데 삼성에서 원하는 대졸공채의 인재상은

  주면 주는 대로 고맙게 받고, 주위 사람들과 불화 일으키지 않고 시키는 일 잘 하고 너무 멍청하진 않고... 정도랍니다..

  다른 기업들이 대졸공채를 회사 기간인력으로 뽑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미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지금 대졸공채가 할 일은 20년전 고졸공채가 하던 일과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20년전 고졸공채들의 현재 모습이 여러분 20년 후의 모습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미 고위 임원 승진에서 대졸 공채의 비중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고 (아직까지는 압도적으로 많지만...)

  외부 수혈 인력이나 박사급 인력, 전문직 등등의 비중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요..

  지금 XX대 출신의 임원이 많고 그런거랑 20년 후 여러분이 그 위치에 있을 때랑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지금 대졸공채들은..  그냥 시키는 대로 일 잘하는 애들이면 좋아요...

  큰 기대도 없어요.. 어차피 여러분들의 업무라는거, 프로세스나 기반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그럭저럭한 일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괜히 똑똑한 애들 뽑아봤자 노조나 만든다고 돌아다니고 급여 적다고 투덜거리고 그러죠 뭐...

 (20년 전 쯤에... 서울여상이라고 여상중에 제일 똑똑한 애들이 가던 곳이 있는데 거기 나온 인력들은 웬만한 대졸보다 나아서

  잔뜩 뽑았대요... 그랬다가 노조설립하고 내부자 고발하고 그래서 그런애들 안뽑기로 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그러니.. 스펙 좀 덜 한 애들 뽑아서 어디 갈 데 없고 월급 얼마 주던 감사해 하고 충성하고 그런 인력을 좋아하지 않겠어요?

  어차피 브레인은 소수의 인력이면 되고 그건 대졸공채가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뽑아요..

  여러분들이 입장 바꿔놓고 생각 해 보세요.. 내가 삼성의 CEO라면... 어떤 애들을 뽑을까~~ 

 

6. 업계 최고의 위상과 네임벨류 (?)

 →  부모님이 좋아하시고 친척들은 삼성전자 다닌다면 괜찮게 본다

   어디서 여자 만나서 '삼성전자 다닌다' 고 하면 딱히 나쁘지는 않을거고 대출 받는 것도 좋을거예요..

  

 

7. 대기업에 맞는 복리후생 (?)

 → 대기업 평균 복리후생 정도..

   다른 대기업은 모르겠는데... 가장 직접적인  커~~다란 혜택이라고 하면 캐리비안베이 이용 2천원.. (와..진짜 큰 혜택이다..)

    근데 이거 나중에 정가대로 세금은 다 떼가기 때문에 사실 2천원이 아니예요.. 대충 계산하면 1만원쯤 된다고 생각하면 돼요

    아... 삼성전자 새마을금고 좋아요... 금리랑 혜택이요.. 이게 제가 생각하는 나름의 메리트인데...   

   등외급이 혜택인줄 알았는데 인터넷 최저가랑 별로 차이 없다고 보시면 되고

   자녀 대학 등록금 나온다고 하는데 이건 나랑은 관계 없을 것 같고..

   생각해보니 올해 MRI 찍은거 있는데 그거 지원 해 주더군요... 결혼할때도 150만원 주고...^^

   전자회사 다니면서 받아본 전자제품은 2004년에 받은 시커먼 옙스포츠 하나가 전부.

   다른 회사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아... 또 뭐 있지.....

궁금한거 있음 물어보세요...

나름 아는데까지 답해드릴게요...

 

암튼...

취업 준비에 고생들이 많으시네요....

 

위에 적어 놓은거...

다른 회사들도 나름 애환이 많을거예요...

세상에, 월급주고 일시키는데 쉬운게 어디 있겠어요...

 

그리고 세상은 돌고 돌아요

저희 동기 중에 보면... (지금은 땅을 치고 후회하지만)

신용보증기금 붙고 삼성카드 온 친구, 농협중앙회 붙고 삼성캐피탈 왔던 친구, 가스안전공사 붙고 삼성전자 온 친구 등등

지금 보면 이상할 케이스 많아요...

저도 그때 은행계 카드사랑 항공사랑 꽤 괜찮은 시중은행이랑 붙었었는데

카드사는 돈은 많이 주는데 왠지 연체대금 독촉해야 할 것 같고

항공사는 급여가 너무 짠 것 같고

은행 가면 돈세는 것만 하고 지루할 것 같고..

그래서 삼성전자 왔었는데...

그냥 항공사 갈껄.. 하는 후회가 많아요... 은행도 좋아보이고...

근데 그땐 또 그게 맞는건줄 알고 고민 많이 해서 결정 했었잖아요...

뭐 앞으로도 또 어떻게 될지 몰라요...

이런 불확실성이 참 쥘할이에요... 이런걸 즐기라고 하는데

사실 어느 누구가 불확실성을 좋아하나요...

 

그러니까 결론은

그냥 자기 하고 싶은 일을 가고 싶은 회사에서 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그럼 나중에 어떻게 되더라도 후회가 없거든요...

 

근데 취업준비생 여러분들...

가장 큰 고민이 그거 아니예요?

내가 진짜로 뭐 하고 싶은지 모르는거....

솔직히 그렇죠..? 삼성에서 일하는 회사원이 되고 싶은게 '진짜 꼭 하고 싶은 꿈' 인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요...^^

 

사실 저도 아직 그거 잘 몰라요...

그래서 다른 길을 기웃거려보는거고요...

 

 

취업...힘드시죠..

그 취업 7년전에 했던 저도.. 지금은 또 다른 고민들로 머리를 채우네요..

지금이 취업 더 어렵겠지만... 제가 취업할 때에도 어김없이 '사상 최악의 취업난' 이었어요...

뭐 그후 매년 사상 최악이더군요...

그러니 지금은 얼마나 더 어렵겠어요...

어휴.... 생각만 해도 토나와...

 

취업만 하면 걱정거리 모두 사라질 것 같지요..?

근데... 그게 또 다른 고행의 시작이랍니다..

 

사는게 그런건가봐요.....

취업만 하면, 여자친구만 생기면, 결혼만 하면, 돈을 얼마 모으면....

그러고 나면 뭐가 더 좋아질 것 같이 생각이 들었는데 생각 해 보면

그냥 주어진 목표가 있어서 별다른 고민 없이 그거에 집중하는 시간이 더 아름답기도 하네요...

 

취업 준비생 여러분들은 부디 좋은 선택과 준비 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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