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사 졸업하고 취직하면 R&D라 하더라도 D 업무만 할꺼구요. 석박사들이 이미 전부 구축해 둔 프로세스 따르면 되니까 머리 굴릴 필요없이 열심히 몸만 굴리면 됩니다. 일자체가 좀 지져분하고 잡일 성격도 많고 일정 맞추기 위해 밤새는 경우도 많고. 40대 중반 이후가 불투명해요. 완전한 피라미드 구조라 경쟁이 치열하거든요. 나가면 뭘할지 막막해요. 돈 많이 모아놔야해요. 하지만 근무여건은 아주 나쁘지 않아요. 자기 책상도 있고 몇명은 선인장도 기르고 시간되면 커피한잔 머그컵에 담아와서 먹을 여유도 있고 그래요. 대졸자만 모였으니 수준도 고만고만 하구요. 학사출신으로는 나쁘지는 않은 진로라고 생각됩니다. 어줍잖게 학위없이 R부서에 갔다가 맨날 테스트만 하는 거 보다는 낫잖아요. 회식은 보통 삼겹살인데 가끔 패밀리레스토랑도 가고요. 부서 단합대회 때 가끔 래프팅도 하고, 서바이벌 게임도 해요. 가긴 싫지만 합숙하면서 술먹는 것보다는 나아요.

2. 학사 출신으로 R&D 부서가 아니라 생산관리,품질,제조 부서에 간다면 일단 근무 여건이 열악할 것이구요. 목소리 큰 고졸 라인 반장 다루기도 힘들어요. 직급은 낮은데 화내면 무섭거든요. 근무지도 지방이고 사무실 자리에도 책상에 화분 갖다 놓고 그런 분위기도 아니예요. 화분대신 "불량률 X% 달성!, 몇만대 생산!, 품질은 우리의 생명". 이런 슬로건이 붙여있죠. 군대 문화도 좀 있고요.. 또 억울한게 옆에서 보고 있으면 고졸출신으로 30년 일한 과장이 차라리 팔자좋아보아요. 밑에 애들 고분고분 말 잘듣고 문제생겨도 책임은 대졸출신 관리자가 지거든요. 대졸자는 금방 과장달고 차장달긴하는데 무지막지한 책임을 줘요. 다만 위안이 되는게 D에 해당하는 개발직에 있는 친구보다 업무 스트레스는 적어요. 퇴근도 빠르고요. 경쟁도 덜 치열하여 짤릴 염려도 적고요. 회식은 무조건 삼겹살에 쏘주예요. 술 진탕 마셔서 힘들어요. 단합대회 때는 무조건 족구 후에 등산이예요. 갔다오면 밤새 술마시고요. 힘들어요.

3. 이공계통중에 가장 점잖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 R&D 중 R에 해당하는 부서인데. 박사들만 뽑아요. 논문읽고 학회 출장가고 그런 곳들이죠. 책상위에는 꽃도 있고 난도 있고 영어로 된 책이랑 논문도 놓여있어요. 부서 분위기도 깔끕합니다.목소리도 조용조용하고요. 원두커피 냄새도 나는 거 같아요. 영어로 전화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얼핏보면 멋있어 보여요. 회식 때 와인마시러 가고 그래요. 단합 대회 같은 거 별로 안해요. 가끔 연극같은 건 보러 가는 거 같긴 하더라구요. 다만 아쉬운 건 아직도 다들 결혼을 못했어요. 나이가 30대 중반인데.. 박사 밟느라 돈을 못모으고 여자도 못만났어요. 학사 마치고 취직한 친구는 결혼하고 딸도 있고, 몇억을 모아서 회사근처에 아파트도 샀던데, 30대 중반에 엄마집에서 출퇴근해요. 근무여건이 나쁘지는 않은데 대기업이라는 자리 자체가 불안하고, 박사학위에 대해 보상도 받고 싶어서 언제나 눈은 회사 바깥에 가있어요. 옆팀 책임 한명은 교수임용되서 사표썼대요. 졸라 부러워요. 



<출처 : 한국과학기술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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