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에 대해 불만이 없다.

​이유는 단 하나 연수원출신 변호사와 로스쿨출신 변호사는 다르니까.

변호사라는 자격이 같을 뿐, 같은 길을 가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로스쿨 변호사시험 합격률 60%대. 재수 삼수는 어려워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404080220g

합격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합격률을 입학정원을 기준으로 변호사시험을 70%대로 잡고 있기 때문이다.​

변호사시험은 자격증 시험이므로 합격률을 시험응시인원 ​80%-90%로 보장해야 한다.

로스쿨을 재학하기 위한 비용문제를 제외하더라도, 변호사시험은 로스쿨을 졸업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로스쿨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변호사를 양성하기 위한 사설 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정부정책에 의해 제도화된  사립학교로서 그에 따른 예측가능성은 충분히 보장받아야한다.  원래 취지가 일정한 교육을 받을 것을 전제로 변호사 자격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고, 그렇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로스쿨 졸업생은 변호사 자격증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변호사집단의 이해관계를 고려하고 특정집단(?)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여 제도를 변질시키려 하고 있다.

로스쿨이 만들어 질때부터 이미 법률서비스의 부실은 국민의 책임으로 넘어갔다.

즉, 국민은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찾아 발품을 팔아야하고, 국민개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에 따라 좋은 제품을 살 수도 있고,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살 수도 있다.​

이러한 것에 대해 정부는 책임이 없다. 그것은 그 제품을 만들어낸 회사의 문제이고, 그 제품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로스쿨 변호사에게 KS 마크를 찍어 준것도 아닌데..(변호사시험은 그냥 자격증을 주겠다는 정부의 약속인 것 뿐이다. 삼성에게 휴대폰 판매를 허가하는 사업자등록을 내어준 것과 마찬가지이다. 애플과 경쟁해야하는 것은 삼성의 몫이고 선택은 소비자의 몫인 것 처럼) 물론 함량미달의 제품은 별개의 문제이지만...

중요한 것은 변호사시험에 떨어진 사람과 합격한 사람의 법률지식이 차이가 있느냐 이다.

결론부터 분명히 말하지만 "거의 없다". 아니 "없다"

사법시험도 변호사시험도 "주관식"시험이다. 더욱이 사람이 손으로 직접 써야하는 방식이고, 외워서 시험을 보는 방식이며,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6번의 사법시험 2차를 보면서 3번째 시험을 볼 때부터는 ​ 나는 "올해는 시험에 어디어디서 나오겠다. 이문제는 꼭 나올 것이다. "는 예상을 할 수 있었다. 4시이후에는 내가 받을 점수까지 예측할 수 있었다. 더군다나 시험을 보는 중에도 "시간이 지나고 공부를 더했는데도 작년하고 쓰는게 비슷하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여유도 생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근소한 차이로 낙방을 하였다.

그래서 고민을 했다.

'어떻게 이 문제를 극복할 것인가.'

'내 필기력으로 받을 수 있는 점수는 이만큼인데, 어떻게 합격점을 넘을 수 있을까.'

'왜 나는 몇년을 더 공부했고, 넓은 범위에서 이해를 높였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시험에서 쓰는 내용들이 비슷한 걸까'​

변호사 시험에 떨어진 재수생 삼수생( 사법시험의 재시 삼시 사시 오시 육시 와는 차원이 다르다)​에게 문제는 법률지식이 아니라 글쓰는 능력이 부족이다.

인간의 사고는 손으로 글을 쓰는 속도보다 빠르다. 자신은 충분한 설명으로 글을 쓰지만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글은 일부분이 누락되기 마련이고, 그 생각을 모두 기재하기에는 시간과 인내력, 글쓰는 능력의 차이가 존재한다.

그래서 재수생 삼수생은 변호사 시험에 떨어졌을 때 어떻게 이런 부분을 채울 수 있을까 고민했어야 했다. 그런 고민의 해결없이 변호사시험을 현행 제도하에서 시험을 계속 본다고 붙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번의 재수 삼수생의 합격률에는 완전 포기한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알수 없으니 거의 대부분이 합격을 목표로 시험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험에 불합격 했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이들에게 나는

" 당신은 글쓰는 방식의 교정이 필요하다. 무엇을 기재할지, 자신의 필기속도에 비례하여 어떤 내용을 빼고 어떤 내용을 기재할지 고민하라" 는 말을 해주고 싶다.

왜냐고? 당신의 경쟁자는 머리속의 내용을 제한된 시간안에 모두 기재할 수 있는 사람이니까! 더군다나 그 경쟁자는 당신보다 글쓰는 속도도 빠르면서 글씨도 보기 좋고, 모르는 내용도 나름 이 논거 저 논거 다 갖다 붙이면서 기재하는 사람이니까

​주관식에 정답은 없다. 오답이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무익적 기재사항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결국 많이 적는 사람이 유리한 것이다.​

당신이 3G라면 경쟁자는 LTE- A 이다.

결국 주관식 자격증 시험을 사법시험과 비슷한 구조로 만들려는 시도는 로스쿨의 본질에 반하는 것이다. 물론 애초에 로스쿨 변호사를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는 이유로 검사와 판사를 시켜주는 것이 "현대판 음서제" "기득권의 지위세습"에 불과한 문제라는 점은 뒤로 하고 말이다.

내 경험상 이번 변호사 시험에 떨어진 재수 삼수생의 아픔은 공감이 간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것이 국가의 제도인 것을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한 로스쿨은 점점 산으로 산으로 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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