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베일런트의 이론 : 방어기제의 성숙[편집]

베일런트에 따르면[7] 개인의 방어기제의 성숙도는 자아의 강도를 반영할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적응성, 그리고 그 사람의 웰빙을 예측한다. 주로 사용하는 방어기제가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 사람들은 실제로 우울증의 발병률과도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베일런트는 방어기제의 성숙도를 4단계로 나누었는데 대략적인 내용은 이하와 같다.

  • 1수준 : 병리적인 방어(pathological defenses) - 억압, 부정 등
  • 2수준 : 미성숙한 방어(immature defenses) - 환상, 투사 등
  • 3수준 : 신경증적 방어(neurotic defenses) - 주지화, 반동형성, 전위 등
  • 4수준 : 성숙한 방어(mature defenses) - 유머, 승화 등
  • 방어기제


    Defense Mechanism

    오스트리아의 아동정신분석학자 안나 프로이트(Anna Freud)[1]가 아버지의 업적을 정리하고 구체화하여 제시한 자아적응이론.

    인간이 마음의 평정을 깨트리는 사건들이 내적 혹은 외적으로 발생할 때, 불안이 발생하여 초자아를 위협하게 된다. 이 때 자아가 불안을 처리하고 마음의 평정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바로 방어기제이다. 다만 방어기제가 초자아의 이상만을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아니라, 자아가 초자아와 원초아의 요구를 타협시키는 것이 방어기제이다.

    방어기제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방어기제가 의지가 부족한 나약한 사람들이 자신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비겁한 것으로 인간의 내적 성숙에 방해되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인간의 정신력에는 한계가 있으며, 막대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방어기제를 사용하여 천천히 상처에서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방식이다. 만일 스트레스 상황을 방어기제라는 완충제 없이 정면으로 직면한다면 그 피해는 막대할 것이다. 관건은 사회적으로 용납 가능한 방어기제를 선택하는 것.

    정신분석학이 심리학에서 받아들여진 몇 안되는 예이다.

    1. 종류
    1.1. 반동형성1.2. 주지화1.3. 부정1.4. 취소1.5. 투사1.6. 전위1.7. 승화1.8. 억압1.9합리화1.10. 기타 메커니즘들
    1.10.1. 보상1.10.2. 퇴행1.10.3. 동일시1.10.4. 해리1.10.5. 분리1.10.6. 환상1.10.7. 투사적 동일화
    2. 베일런트의 이론 : 방어기제의 성숙

    1. 종류[편집]

    안나 프로이트는 아버지의 이론 속에서 대략 열 가지 종류의 방어기제들을 발견하여 정리했다. 물론 오늘날 통용되는 방어기제의 종류는 비단 열 가지 이상으로 숱하게 늘어나 있지만, 여기서는 관련서적들을 참고하여 그 중 일부를 우선 설명하기로 한다.

    1.1. 반동형성[편집]

    Reaction Formation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이 표출되지 못하도록 정반대 형태의 충동을 형성하는 것. 소위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는 속담을 연상시킨다. 이렇게 형성된 정반대의 충동이 표출되면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어색해 보인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5세 이전의 남자 어린이가 아버지에 대한 살해욕망을 아버지의 가치체계의 내면화라는 결과로 바꿔놓는 이유가 바로 이 반동형성이며,[2] 이것은 일생 최초의 메커니즘으로서 초자아 생성의 배후에 존재한다.
    ex) 문란한 성 경험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을 갖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혼전순결 캠페인을 벌이는 경우.
    연애를 하고 싶어서 애를 태우는 노처녀 기숙사 사감이 오히려 남성혐오적 마인드를 갖고 사생들에게 연애 금지를 강요하는 경우.

    1.2. 주지화[편집]

    Intellectualization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이 담겨진 감정을 다른 생각들과 분리시키는 것. 본래는 유리(isolation)라는 메커니즘의 한 형태이다. 이 역시 문제가 되는 대상을 다른 생각들과 분리시키는 것인데, 이 점 때문인지 거의 동일하게 쓰이는 듯하다.
    ex) 어떤 불쾌했던 기억에 대해서 담담하고 냉정하게 설명하려 애쓰는 경우.

    1.3. 부정[편집]

    Denial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외부의 실재나 사건을 아예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 억압과 함께 가장 원시적이고 질 낮은 메커니즘으로 일컬어지며, 주로 어린이나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서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ex) 사랑하는 사람이 사망하였을 때, 사람들이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그이는 어딘가에서 분명 살아있으리라고 굳게 믿는 경우.

    1.4. 취소[편집]

    Undoing

    초자아의 비난을 불러일으키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상징적 방법을 동원해 취소하려는 것. 초자아의 비난이 가져오는 죄책감은 곧 원초아와의 심적 균형을 깨뜨려 불안을 가져오게 되고, 자아는 이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한 속죄 이벤트(?)를 기획하게 된다. 취소는 자신의 과거 행위에 대해서만 발동하지만, 상상의 행위에 대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ex) 가까운 친구를 칼로 찌르는 꿈을 꾸고 일어난 뒤 그 친구에게 공연히 선물을 사 주는 경우.

    1.5. 투사[편집]

    Projection

    자신에게서 나타나는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을 마치 타인의 내부에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것. 주로 과민이나 분노, 공격성, 편견과 질투 등의 부정적인 모습들로부터 야기되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그러한 것들이 타인에게서 나타난다는 식으로 투사한다.
    ex) 자기 자신이 정숙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다른 엉뚱한 사람을 성적으로 문란하다며 혐오하는 경우.

    1.6. 전위[편집]

    Displacement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 자체는 표현하되, 초자아가 문제삼지 않을 만큼 수용 가능한 목표로 전이하려는 것. 방어기제 중에서 유명한 종류 중 하나로,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눈 흘긴다" 는 속담과도 관계가 있다. 어떻게 보면 내리갈굼 역시 전위의 유명한 사례 중 하나. 상관에게 대들라는(…) 원초아의 충동과 그러면 안 된다고 태클을 거는 초자아의 브레이크 사이에서 찾은 타협점이 바로 전위로, 하급자에게 갈굼을 하는 것은 양쪽 모두를 나름대로 만족시킬 수 있게 된다.
    ex) 부모와 싸운 이 자기 방 문을 쾅 닫거나 공연히 자기 강아지가 시끄럽다고 걷어차는 경우.

    1.7. 승화[편집]

    Sublimation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을 심적으로 덜 위험한 에너지의 형태로 변화시키려는 것.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메커니즘 중 하나로, 한때 어째서인지 한류의 선봉으로 극찬받았던 난타 공연이 가장 대중적인 사례일 것이다. 다른 실제 사례로는 필리핀의 한 숙박업소에서는 고객들에게 일정한 돈을 받고 스트레스 해소용 그릇 깨기 대회를 열기도 한다고 한다. #
    ex) 폭력을 즐기던 조직폭력배가 손을 씻고 새 삶을 살기 위해 이종격투기 선수로 데뷔하는 경우.

    1.8. 억압[편집]

    Repression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의 존재 자체를 거부하여 의식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무의식적으로 막는 것. 이 역시 가장 유명한 메커니즘 중 하나이며, 가장 원시적인 메커니즘 수준에 속하기도 하고, 프로이트가 가장 관심을 갖고 연구했던 주제이기도 하다. 무의식 차원에서의 게이트키핑인 억압의 존재는 현대 심리학의 관점에서 보자면 회의적이지만,[3] 의식 차원에서의 게이트키핑인 사고억제(thought suppression)의 경우는 실제로 현대 심리학에서 꽤나 흥미로운 연구거리가 되었다.[4]

    불행히도 억압을 상당히 힘주어 강조했던 프로이트의 노력과는 달리, "억압된 기억" 을 무의식에서 끌어올려 내보이려는 것은 그다지 현명하지 못한 시도다. 이에 관련해서는 유년시절의 성폭행 기억은 억압된다 항목 참고.
    ex) 트라우마적인 경험을 한 사람이 불안을 떨치기 위해 그 사건을 무의식적으로 자꾸 잊으려 하는 경우.
    ex) 자신이 근무하던 회사가 도산하여 일자리를 잃게 되자 자신이 종사하던 일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

    1.9. 합리화[편집]

    Rationalization

    원초아의 위협적인 충동이 발현되었을 때 초자아가 반발하지 않도록 그럴싸하게 무마하려는 것. 원초아의 파괴적인 충동에 순간적으로 압도당하면 곧바로 초자아의 폭풍태클이 들어오고 이는 극심한 불안과 심적 고통을 초래한다. 여기서 자아는 초자아가 난리치는 것을 막기 위해(…) 원초아의 충동으로 인해 발현된 사태를 어떻게든 해명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짤없이 기만적인 사고방식이다.

    일상에서 자기합리화라고 하면 이보다는 self-justification 의미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ex) 화가 나서 길바닥의 돌을 걷어찬 후, 돌이 이런 데 떨어져 있으면 위험하니 자신이 치워준 셈이라고 둘러대는 경우.

    1.10. 기타 메커니즘들[편집]

    1.10.1. 보상[편집]

    자신의 부족한 점을 감추기 위해 다른 장점을 강조하거나 발전시키는 반응이다.
    • 친부모에게 효도를 하지 못한 사람이 양로원에서 노인들에게 극진히 봉사하는 경우.
    • 너무 홀쭉하다는 이유로 고민하던 남자가 외모를 가꾸어서 패션모델이 되는 경우.

    1.10.2. 퇴행[편집]

    불안 상황에 처했을 때에 이전의 심리성적 발달단계로 돌아가려 하는 반응이다.
    • 어린아이가 새로 태어난 동생에게 관심이 쏟아지자 그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기 위해 아기처럼 행동하는 경우.

    1.10.3. 동일시[편집]

    중요한 인물들의 태도와 행동을 자기 것으로 만들면서 닮는 것을 말한다. 동일시 되는 대상도 완벽한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 나치의 히틀러 유겐트(Hitler-Jugend)들이 히틀러의 힘을 동경하게 되어 나치 군대의 잔인성을 닮아가는 경우.

    1.10.4. 해리[편집]

    마음을 편치 않게 하는 성격의 일부가 그 사람의 지배를 벗어나 하나의 독립된 성격인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 예시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 참조.

    1.10.5. 분리[편집]

    자기와 남들의 이미지, 자기와 남들에 대한 태도를 '전적으로 좋은 것'과 '전적으로 나쁜 것' 이라는 두 개의 상반된 것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유아기 중 분리-개별화기[5]에 쓰는 방어기제이다. 경계선 인격장애의 방어기제이기도 하다.
    • A 환자는 의사가 A 환자에게 좋은 말을 해줄 때에는 "당신은 나를 이해하는 유일한 사람이에요" 라고 하지만 A 환자의 나쁜 행동에 대해 언급할 때 "당신은 의사라는 권력을 이용하는 폭군이에요"라고 말하는 경우.

    1.10.6. 환상[편집]

    상상 속에서 전능적 성취를 경험함으로써 좌절된 욕망을 충족하는 것을 말한다.
    • 구직에 연거푸 실패한 후 놀고 있는 니트족이 매일같이 자신이 취업설명회 강연자로 나서는 공상을 하는 경우.

    1.10.7. 투사적 동일화[편집]

    투사적 동일화는 원시적 방어기제중 하나로, 다음의 세 가지를 거친다.
    • 환자는 분석가에게 내적 이미지를 투사한다.
    • 분석가는 환자가 투사한 것을 비의식적으로 받아들여 동일화하고 환자의 조종을 받아 느끼고 행동하게 된다. 즉 환자가 분석가에게 투사한 어떤 사람의 역할을 분석가가 하게 된다.
    • 투사된 내용들은 분석가에 의해서 수정된 다음에 다시 환자에게 재투입된다. 환자는 자기가 투사한 내적 이미지가 분석가의 인격을 통과하면서 수정된 것을 동일화하여 자신의 내적인 대상을 수정한다.

    이론으로 배우기에는 매우 어려운 방어기제이므로, 예시로 이해하는 것이 빠르다.그림을 그려가면서 이해해하는게 멘탈에 좋다..
    • B 환자의 어머니는 매우 시간을 엄수하는 사람이였다. 어머니는 B가 납치를 당할거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서 B에게 항상 시간을 엄수하라고 하였다. 그래서 B가 집에 단 1분이라도 늦게 들어오면 엄청난 혼을 맞았다. B 환자가 C라는 치료자를 만나게 되는데, B는 C에게 C가 예약시간에 정확히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C선생님께서는 몇 초 지각하셨네요. 정말 기분이 나빠요" 라고 말을 하였다.[6] C는 B의 말을 내면화 하고 B의 말을 재해석하여 B의 전이와는 다르게 B가 C의 지각으로 인해 B의 진료비가 손해본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어느날 B가 지각을 했는데 C가 "지각을 하셨네요, 지각한 시간도 진료시간에 포함됩니다."라고 말을 했다. 그래서 B는 C의 말로 인해 자신의 내적인 대상을 C를 통해 수정하여 '시간을 엄수하지 않으면 나는 납치를 당할 것이고, 또한 그로 인해 나와 나와 관련된 사람들은 물질적 손해를 입게 된다'라고 생각한다.

    2. 베일런트의 이론 : 방어기제의 성숙

[1]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마르타 베르나이스의 부부의 3남3녀 중 막내딸이다.[2] 경우에 따라서는 동일시 쪽으로 설명되기도 한다.[3] 어떤 연구자는 이를 두고 "냉장고 문이 닫힌 후 냉장고 불이 켜져 있는지 육안으로 확인하려는 것만큼이나 무의미한 연구주제" 라고까지 했다.(…)[4] 가장 잘 알려진 실험은 소위 "백곰 실험" 이라 하여, "백곰을 생각하지 마세요. 혹시 생각나게 되면 버튼을 누르세요." 로 지시하고 관찰하는 것이다. 현대의 심리학자들은 반동효과(rebound effect)로 알려진 현상에 의해, 오히려 그 잊어야 할 대상에 더욱 강박적으로 몰입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사고억제가 그 대상을 잊도록 하는 게 아니라 사고의 흐름을 멈추게 함으로써 의식의 표면에 생각을 정체시키기 때문이라고.[5] 같은 어머니가 때로는 아이를 혼내고, 때로는 아이를 안아주기도 하지만 아이는 이 어머니가 동일하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과정이며, 어머니의 양육이 너무 양면적이면 아이가 경계선 인격장애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음[6] 이 때 B의 분석가에 대한 전이는 분석가가 그 짧은 시간동안 납치를 당할 것이라고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7] G.E.Vaillant,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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