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국민 화합이 왜 안되는지 다시한번 느꼈다.

이번 사건에서 정부가 잘했다고만 볼 수는 없다. 진도 vts는 원칙상 해역에 들어온 선박에 보고를 받아야 하지만 보고를 받지 않았고, 실시간으로 선박의 경로, 이상을 감시해야 하지만 하지 못했다. 또한, 관행적으로 이루어진 선박의 과적재, 결박 관리 소흘, 선원들에 대한 구조교육 소흘은 당연히 정부가 잘못한거다.

이런 점은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하여 시정되어야 할 점들이다.
하지만, 반대파들의 주장처럼, 유독 이번 정부여서 이런 사고가 일어난건 아니다. 
이건 억지다. 문재인이나 안철수가 대통령이라 해도 사회 전반의 잘못된 관행을 모두 바로잡을 수는 없다. 이건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도 큰 사고는 항상 일어났으며, 그 수습이 항상 우리맘에 들었던건 아니지 않은가. 이번 사고의 수습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이건 대통령이나 정권차원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의(혹은 개발도상국의) 고질적인 문제다.

사고는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법과 원칙을 제대로 지키면 생산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법을 너무 엄격하게 규정하면 개인 사업이나, 기업의 일들을 거의 할 수가 없다. 따라서 발전을 위한 어느정도 한도내에서의 위법은 묵인해준다.

예를 들면, 광역 버스에는 입석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입석을 금지하면 서울-수도권간의 출퇴근이 막히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입석이 금지되어 있어도 항상 서서 타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가 난다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은 비단 버스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걸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것만 고친다고 사고가 없어지진 않는다. 지금은 선박에서 나타났지만, 다음에는 버스, 혹은 건축물, 혹은 다른 어떤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에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대통령 하나 바꾼다고 모두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일부 국민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통령을 잘못 뽑았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는 논리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주장을 하는것은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내가 한번 더 일부 국민들에 좌절한 것은, 대안의 부재에 있다.

이번 다이빙벨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좌파는 선동에 취약하다. 검증이고 뭐고 없이, 누가 그렇다더라 하면 우루루 몰려가서 그렇다고 결론을 내린다. 차후 자신들이 내린 결론에 어긋나는 근거따위는 무시한다. 그냥 내가 맞고, 내가 지지하는 세력의 말이 맞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말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근거를 들어 반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인신공격으로 응대한다. 이건 치명적인 실수를 불러온다.

이번 사건에서 정부가 초기대응을 잘한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구하지 않는다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은건 아니다. 정부 나름의 최선을 다했지만, 대자연 앞에서는 무력한 인간의 한계일 뿐인 것이다. 조류가 6노트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착각한다. 10km/h? 그게 뭐? 굉장히 느린데? 그냥 가볍게 뛰는 속도잖아. 다들 바다속에서 10km/h의 속도를 경험한 적이 없기에 쉽게 말한다.

하지만 바다 속에서 10km/h의 속도는 다르다. 당신의 수영 속도가 얼마나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박태환이 400미터를 3분42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박태환처럼 수영을 해도 1시간에 7km를 가지 못한다. 즉, 박태환의 수영속도로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는 말이다. 이정도의 조류와, 20cm의 시계를 극복하고 63빌딩규모의 구조물을 샅샅이 뒤져야 한다.

이런 작업을 하는 해경과 해군이 작업이 더디자, 못마땅하게 여기고 결국 바람을 잡는다. 그 대안은 민간 잠수부 이종인이다. 왜? 그 근거는 그저 이종인의 발언에 있다. 20시간의 작업이 가능하고, 조류를 무시할 수 있다. 그것을 검증해주는건 손석희의 후광,(손석희는 그저 질문을 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상호의 바람잡기.
여기에 어떠한 검증 과정도 없다. 그저 자신이 할 수 있다고 말하면 그걸로 끝이다.
괴벨스의 말대로, 선동은 한줄이면 충분하지만 검증은 어렵다. 다이빙벨에 대한 반박 자료를 찾기도 전에 이미 대중은 선동되어 있다. 왜 해경은 다이빙벨을, 이종인을 투입시키지 않는가. 즉시 투입시켜라.

해경은 이종인을 투입하지 않은것만으로 이미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니다. 작업 여건에 대한 생각도, 해경과 해군이 어떤 작업을 해왔는지도 생각해주지 않는다. 이종인을 투입하지 않은것만으로도 이미 해경은 근무 태만이다.

좋다. 물론 이종인이 당신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아이언맨이나 슈퍼맨급의 히어로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허풍쟁이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만약 그가 슈퍼맨급의 활약을 했다 해도 그건 운이 좋을뿐, 제2, 제3의 이종인이 허풍쟁이가 아니라는 보장은 없다.
좌파에게는 이런 허풍쟁이를 거를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그저, 한사람의 허언과 신망받는 사람의 부추김만으로 그는 이미 영웅이다. 그가 어떤 일을 할지는 이미 관심없다. 설령 그가 아무것도 못하더라도 핑계는 이미 마련되어 있다. 정부가 방해했을 수도 있고, 날씨탓일 수도 있다. 혹은 아무런 핑계가 없더라도 그는 구하려는 마음만으로 이미 영웅이다. 그를 검증하려는 시도는 세월호 희생자들의 슬픔에 대한 공감부족, 혹은 아이들을 구하려 하는 영웅에 대한 시기정도로 치부해버린다. 즉, 신성모독이다.

그 하나로 인해 벌어지는 사회적 손실따위는 이미 관심 밖이다. 그로 인해 죽을 각오로 물에 들어갔던 잠수부들은 나태한 사람들로 낙인찍히고, 작업을 방해받아도 어떤 말도 할 수 없다. 다이빙벨로인해 작업속도가 빨라지지 않아도 상관없다. 그는 이미 영웅이니까. 그가 20시간을 연속으로 작업할 수 없다는 사실도, 조류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도 이미 상관없다. 구하려는 마음만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좌파의 대안없는 비판, 혹은 아마추어적인 대안. 그저 머리로만 상황을 생각하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 
검증 시스템도 없다. 그저 여론이 휘둘리면 거기에 따른다. 이런 사람들에게 일을 맡기면 어떻게 될까. 지금의 정부가 아무리 못한다 한들, 검증되지 않은 아마추어에 비할까. 

이종인과 다이빙벨. 이것이 지금 좌파의 현 주소다.
하야? 민주주의 시민으로써 외쳐도 된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때도 하야하라고 숱한 협박을 받았지만 끝까지 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