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말이다.
한번쯤 그 긴혀를 뽑힐 날이 있을 것이다.
언제나 번지르르하게 늘어놓고 그 실천은 엉망이다.
오늘도 너는 열여섯시간분의 계획을 세워놓고 겨우 열시간분을 채우는데 그쳤다.
쓰잘것 없는 호승심에 충동된 여섯시간을 낭비하였다.
이제 너를 위해 주문을 건다.
남은 날중에서 단 하루라도 그 계획량을 채우지 않거든 너는 이 시험에서 떨어져라.
그리하여 주정뱅이 떠돌이로 낮선 길바닥에서 죽든 일찌감치 독약을 마시든하라.

- 이문열, 젊은날의 초상 中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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