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레시브하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음악표현의 방식에 있어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속성을 지닌 많은 시도들을 통칭하는 개념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는 시도들은 60년대에도 충분히 발견될 수 있고 또 흔히 프로그레시브 록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만, 이 시기의 프로그레시브 록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하나의 정형화된 카테고리에만 담을 수 있는 것이었다기보다는 오히려 그 뮤지션이 기존에 해왔던 음악들이나 여타 장르들과의 혼재 하에 두드러지는 프로그레시브함이었다고도 간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70년대로 넘어오게 되면 이러한 프로그레시브한 시도들이 록에 있어서 어떤 방식으로 제시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어느 정도 특징화 혹은 규격화된 모양새가 갖추어지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표적인 기여를 한 밴드들로 70년대 일군의 거물 프로그레시브 밴드들인 제너시스, 킹 크림슨, 예스, 에머슨 레이크 앤드 파머, 핑크 플로이드 등등 및 여타 프랑스를 위시한 유럽 쪽의 밴드들이 될 것입니다. 이들에게서는 여타 장르의 고유한 특성들을 잘 조합시켜 새로운 사조의 음악을 만들어 보려는 시도, 독특하고 생소한 악기의 도입에 의한 새로운 사운드의 생성, 보다 구조적이며 서사적인 곡전개, 사회참여적이고 심지어 철학적이며 지극히 뮤지션 주관에 입각한 난해한 테마, 라이브 퍼포먼쓰에 있어서 연극적 요소의 도입, 매우 기교적이면서도 대중적인 노선을 애써 따르지 않으려는 리프 메이킹과 프레이즈의 진행, 앨범 전체의 컨셉트적인 흐름 등등이 특징화되어 나타나는데, 물론 이전에도 이러한 시도들이 충분히 있었지만 좀 더 공고화돤 형태로 진보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밴드들이 등장하고 난 후에 '러쉬'같은 밴드가 등장하게 되는데 이 밴드의 70년대 사운드는 70년대의 전형적인 하드록의 강인함을 그대로 이어받으면서도 기존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들이 사용하던 방법론까지 흡수함으로써 보다 강인한 사운드에 의한 프로그레시브 음악을 창출하는 모범이 되었습니다. (물론, 80년대에 이르면 70년대와는 오히려 뚜렷이 구분되는 팝센스 지향적이면서도 오히려 극단적으로 테크니컬한 독특한 록 사운드를 구현하기도 하여 헤비니스에 있어서의 강화는 두드러지지 않았습니다.) 이후, 70년대형 하드록 사운드는 80년대로 넘어오면서 테크닉적으로 더욱 견고해지고 사운드면에서 더욱 세련되고 충분히 헤비해지는데 이런 일련의 80년대적 방법론(특히, 켈틱 프로스트를 위시한 블랙계통의 밴드는 물론 메가데쓰나 메탈리카같은 거물급 스래쉬 밴드들이 프로그레시브적 요소를 충분히 버무릴 줄 아는 지혜를 보여준 선례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에 기존부터 전해져오던 전형적인 프로그레시브 록적 어프로치가 더해져서 드림 씨어터같은 밴드가 태생됩니다. 드림 씨어터의 1집이 나오던 시절에 일각에서는 러쉬가 메탈리카를 만난 사운드라며 평론가들의 찬사를 일구어냈는데, 그 표현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바대로 70년대적인 프로그레시브 록적 방법론에 메탈리카형 헤비니스와 80년대형 테크니컬함을 제대로 접목시켰다는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에 이러한 음악을 기존의 프로그레시브 록과 구별하는 차원에서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고도 부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드림 씨어터 정도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으나 그에 근접한 음악적 시도를 보여준 밴드들이 드림 씨어터 이전에 존재했을 수도 있으나 드림 씨어터가 몰고 온 파장을 배경으로 하여 유사한 계열의 많은 밴드들이 속속들이 생겨났고 이로부터 프로그레시브 메탈이라는 하나의 음악적 칼라가 또 하나의 공고화된 장르 혹은 음악적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는 수준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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