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10대 시절을 계모와 보냈습니다. 
지금도 잘 사는 편은 아니지만 그때에 비교하면 천국이 따로없네요. 
어릴때 아버지랑 어머니가 이혼하시고, 2년 정도 아빠 혼자 사시다가 
결국 큰엄마 중매로 계모를 만났습니다. 
나중에 큰엄마 원망 많이 했는데, 알고보니 큰엄마도 속으셨던... -_- 

여튼 제가 초등학교 6학년때 계모랑 아빠랑 결혼하고, 
서울 우리집으로 자기 아들 데리고 들어왔는데 
처음이야, 친아들과 남의 자식이 같을까 싶어, 사사소소하게 섭섭한 거리도 
꾹꾹 참았는데 내가 바보같아 보인건지 점점 계모 본성을 드러내더라고요. 

그 아들이랑 나랑 상 받아오면, 내가 걔보다 더 높은 상인데 
자기 아들은 여기저기 전화해서 자랑하면서 내 얘기는 쏙... 

수학점수가 항상 바닥이라 어느날 왠일로 100점을 받아서 너무 기뻐서 
계모한테 자랑했더니, 마침 지 친구들이랑 놀고 있던 터라 
"그걸 왜 나한테 보여줘!" 

중학교때 도시락 싸주는데, 반찬 하기가 귀찮던지 반찬을 매일 계란 후라이 
대충 비벼댄거... 친구들한테 창피해서 참치 사가고, 어느날은 먼저 일어나서 
계란말이 해갔더니 그 다음부터 아예 내 도시락 싸주지 않고 아침에 잠만자고... 

결국 2년 뒤에 지 아들 중학교 들어와서 도시락 싸야하니 어쩔 수 없이 싸줬지만... 

고등학교 올라가니까 자기 가게 한다고 가게 열고선 집안 살림을 나한테 맡겨버림. 
처음엔 효도 하겠다고, 일하고 온 계모 피곤할까봐 방 청소도 하고 
이불도 펴 놓고 그랬는데 
이 여자 돈 아낄라고 재료값 속이고, 서비스도 엉망으로 가게 꾸렸는데 장사가 
될리가 있나... 하루에 3만원 벌어오면 많이 벌어온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 가게 차린 이유도, 돈 쉽게 빌리려고 차린 거였다지만) 
여튼 하루는 학교 다녀오고 너무 피곤해서 이불 안펴놨더니 
이불 안펴놨다고 지랄지랄 개지랄... 

결국 가게 때려치고... 당시 그년이 여기저기 돈 빌리고 다니고, 아빠 월급은 
이상한데 다 갖다써서 집에 돈이 없었음. 분명 수입이 있는데 돈이 없었음. 
그래서 고등학교 등록금 반학기 15만원인것도 툭하면 밀리고... 
순하디 순하고 바보같은 아빠가 자기도 열받으니까 일 안한다고 선언하고 놀고 있으니까 
그 여자, 아파트 아저씨들 모아서 우리집을 고스톱 치는 장소로 빌려줌. 
가뜩이나 좁은 아파트에 들어오면 아저씨들 20명 가까이 모여서 밤새도록 
담배피고 술먹고 고스톱치고... 
오죽하면 교복에 냄새가 배여서, 아침에 등교하다가 학주한테 담배폈다고 잡히고... 
참고로 나 그때 고3. 
아주 방해하는 것도 가지가지... 
어느날은 이 미친년이 나 혼자 집에 있는데, 아저씨들 고스톱 치라고 선불받고 
아파트 키를 넘김. 한밤중에 아저씨들 문따고 우르르 들어오는데 기절할뻔... 

나 중학생때, 마침 연락된 친엄마한테 간다고 난리쳤을때 
그 여자가 그랬음. "너 가는건 안잡겠는데 나중에 잘못되서 다시 돌아온다고 
하면 난 안받아 줄거야" 
그리고 내가 고등학생때, 그 여자 아들이 게임 리니지에 빠져서 
중학교 2학년때 학교 자퇴했음. 
게다가 친아빠 만나러 제주도 갔던 일이 아빠한테 들켜서 아빠가 아예 제주도 
친아빠한테 가라고 보내버렸음. 어차피 걔도 원했고... 
근데 걔가 갔다가, 도무지 아빠랑 못살겠다고 다시 올라옴. 
우리아빠 나간 놈은 절대로 못받아 준다고 집에 못들어오게 해서, 
걔 친구들 집이랑 피씨방 전전하면서 한,두달 가량 지냄. 
계모년이 나한테 윽박질렀던 가정이 반대로 사실화 된거임. 
근데 그 년, 지 아들 불쌍하다고 울고 불고 난리쳐서, 
결국 그 아들 은근슬쩍 집으로 들어옴. 
걔도 어케보면 불쌍함. 근본은 나쁜 애가 아닌데... 오히려 성질은 걔가 나보다 
착했는데, 판단미스로 학교 자퇴하고, 제대로 잡아줄 부모도 없었고... 
(그 년은 지 아들이 자퇴한다는데 안말리고, 자퇴하면 우리 작은집 공장가서 
일하라고 했음) 
나도 그때 그년한테 당한게 많아서 속이 꼬여서, 걔한테 좀 못되게 굴었음. 
내방 컴퓨터 못쓰게 방문 잠그고 다니고... 

여튼 나 대학 추가모집때, 공부를 지지리 못해서 전문대만 합격한 상태. 
사년제 추가합격 기다리고 있는데 이 년이 그거 알면서 전화코드 뽑아놓음. 
그래서 ㄷ 여대 못가고 지방캠으로 빠짐. 
그때도 지랄떨었음. 전문대 가라고... 우리가 너 4년 학비 대줄 돈 있어보이냐고... 
웃기는 건 그때 우리집 내 입학금 등록금 낼 돈 없어서 대출 받아야 했는데 
그년이 말은 그렇게 한 주제에 막상 나 대학교 합격증 가져오니까 
내 합격증으로 학자금 대출 800만원 받음. 
등록금 300 내고 남은 돈 한달만에 어딘가로 써 버림. 
이 여자랑 사는 7년 동안, 아파트 육천만원 짜리 날리고, 아빠 개인택시 육천 넘는 것도 
날리고... 
아빠가 벌어온 월급은 어디 썼는지도 모르고, 아빠 이름으로 신용카드, 대출 받아서 
이자 포함 1500만원 정도 빚지게 하고, 나한테도 학자금 대출 800 빚지게 하고, 
지도 지 이름으로 대출, 사채까지 써서 빚지고, 
집에는 매일 빚쟁이들 쫓아오고... 심지어 새벽에 빚쟁이가 쫒아와서 내방 창문 열고 
쳐다보는데... -_-;; 

아빠가 돈 어디에 썼냐고 밤새도록 물었음 
그 여자 묻지말고 덮어달라고 계속 말 안함. 
전 남편한테 보낸거냐, 남자한테 보낸거냐, 사기 당한거냐 물어봐도 
대답안함. 
그럼 아빠가 이제 돈 어디 빌렸는지 숨긴데 있으면 다 말하라고, 
그러면 용서해준다고 했는데 없다고 함. 
그런데 날 밝자마자 계모임 회장이 집에 들이닥쳐서 그년한테 돈 천만원 
갚으라고 뒤집고감. 

뭐 잃은 돈이 억울해서 그 년이랑 이혼못한 울 아빠도 상등신이지만... 

아! 이런 일도 있었다! 
나 학자금 대출 800 받고 한학기 학교 잘 다니는데 어느날 학자금 대출 회사 
채권 추심단이 열받은 얼굴로 날 찾아옴. 
학생!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지, 어디 사기를 쳐? 
???? 무슨 얘기? 
알고보니, 이 여자가 오개월동안 이자를 한번도 안냄. 
추심단이 찾아오니 하는 말이 
"애가 철이 없어서 돈을 막써요. 그것도 자기 멋대로 대출받아서 다 쓰고 
아빠한테 혼나서 지금 천안 기숙사에 내려가 있어요" 
라고 했다고 함... 
나 그때 당시 빠른 84년생, 19살이었음. 추심단 아저씨도 19세 고객은 
내가 처음이라고 했음. 나중에 채권단 아저씨가 "그 분 계모죠?" 먼저 알아채고 
울고 있는 나를 위로하고 감. 
여튼 그 돈 억울해서 못갚는다고 하다가, 나도 사회생활 해야해서 
갚았는데, 그때 당시 그 년이 보증인이어서, 내가 못갚고 있던 동안 그 년도 
그것땜에 채권 묶여있다가 나 해제되면서 걔도 해제된다는데 억울해 죽을 뻔함... 

마지막... 
그년하고 이혼하기 직전 우리집 진짜 갈데까지 갔었음. 
당시 개인택시 하던 우리 아빠. 당뇨때문에 몸도 아파서 택시 팔고 다른 
사업을 해보겠다고 했는데... 
(당뇨 앓고 있는 남편한테 찌개 하나 끓여서 일주일 내내 먹게 만든 여자. 그땐 
가게도 때려치고 맨날 집에서 잠만 자고 고스톱만 맞추고 있었음) 
그년이 아빠한테 택시팔고 트럭사서 야채 장사하자고 꼬득임. 
그래서 아빠 택시 팔았는데, 팔자마자 그년 빚쟁이들이 찾아와서 
돈 다 갖고감. 
그래서 아빠 우리 작은집 공장으로 일 다녔음. 
당시 작은집에 막내 작은엄마도 살고 계셔서, 이상하게 생각함. 
분명히 가게한다고 해서 택시 파셨는데, 왜 가게 안하고 계속 작은집에서 일을 하냐고... 
그때 그 계모 왈, 지금은 때가 안좋아서 시간을 보고 있는 중이라고 뻥깜. 
그 시간 보는데 일년이 넘게 걸림? 

여튼 이혼하기 직전에... 
그년 아빠한테 여행, 시골 핑계로 집 항상 비워서 
나홀로 빚쟁이들 맞이하고, 
세금 하나도 안내서 인터넷 끊겨 전화 끊겨 가스 끊겨 
전기도 끊는다고 경고장 날라와... 
결국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가까이에 사는 작은엄마한테 가서 다 꼬지름. 
울 작은엄마 충격에 빠지심. 
사실 그동안 많이 이상했다고 함. 
나는 항상 시골에 안오고, 아빠한테는 눈치보여서 직접 물어보지 못하겠고... 
아빠 모르게 그년이 항상 작은엄마들한테 돈 빌려달라고 그러고... 
은근슬쩍 물어보려고 하면 그 년이 항상 가운데서 막아서 
"우리집 아주 잘 지낸다고!" 
다 털어놓고, 작은엄마가 큰엄마한테 연락하고... 
큰엄마 큰 아빠 그날 바로 우리집으로 올라와서 그년한테 따지니까 
우리 아빠가 도박하고, 자기랑 같이 재산 날려먹었다고 구라... 
그러다가 내가 자기 계모 취급해서 스트레스 받아서 그랬다고 나한테 핑계... 

결국 이혼하고 지 살던 문막으로 내려갔는데, 
내려가기 직전에 우리 넷째 작은엄마한테 협박하다시피 돈 200만원 뜯어갔다고 함. 
그리고 우리아빠한텐 끝까지 돈 없다고 우겼다고 함. 

내가 무척 디테일하게 적어서 우리집 사람이나 그년 측근이 볼지도 모르겠음. 
우리 친척은 괜찮음. 그년 측근이 보기를 바람. 

어이 아줌마! 
울 아빠 다시 결혼했다! ㅋㅋ 
이번 어머니는 너랑 달라서 아빠 돈 한푼도 없고 당뇨로 아픈거 뻔히 알면서 
사람 하나만 보고 결혼한다고 시집와 주셨다. 
너같은 쓰레기랑 다르게 정말 너무 착하시고 성인같은 분이야. 
지금 아빠 건강 챙길겸 시골로 내려가셨는데, 
이번 4월에 두분 결혼기념일이라서 해외여행 보내드리려고 나 짐 열심히 
적금 모으는 중이다. 
다음달 만기군 ㅋㅋㅋ 

그리고 너가 개X년이라고 욕하던 울 친엄마도 무사히 찾았다. 
엄마랑 아주 깨가 쏟아진다. 
너때문에 서러웠던 유년시절 정, 엄마 만나서 모두 회복중이시다. 
울 엄마 너한테 이갈더라. 
나 중학교때 너가 우리 엄마 만나서 
"XX 성인 될때까지 안만나셨으면 좋겠어요, 애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제가 잘 키울게요" 
이랬다며? 
아주 연기가 아카데미 여우주연감이셔 ㅋㅋㅋ 

그리고 너가 죽어라 앞날 망치고 싶어했던 나도 나름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 
박봉이고 야근도 많지만 남들 듣기에는 우오오오~~~ 할만한 직업도 있고... 
조만간 일 핑계대고 너네 가게에 한번 가볼까 하고 ㅋㅋ 
너 아직 거기 있다는 건 학자금 대출 담당자가 말해줬다. ㅋㅋ 
나 그리고 예비 남편도 있다. 너가 좋아하는 돈 많고 착한 사람이다. 
너같은 걸 어미라고 울 예비 신랑한테 소개 시키지 않게 된걸 감사하게 여길 뿐이다. 

마지막으로 떨어지던 날 너가 그랬지? 잘 살라고. 

아주 잘살고 있어! 격려해줘서 참 고맙다 ^^ 

추신 - 저도 올해 말에 결혼하자고 얘기 오가는데, 울 친엄마는 결혼식장에 부르지도 못해요 ㅠ-ㅠ 뭐 엄마가 잘못한거니 할말은 없겠지만, 그래도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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