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른 초반 직장인입니다.
당직이라서 사무실 있거든요.
해외서 재밌었던 일들 올리시는 거 보니 저도 좀 생각나는 것들이 몇개 있네요. 
99년부터 학업, 출장을 위해 여러 나라 다녔습니다.
스무 나라는 넘는 것 같네요.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는 같은 나라를 여러번 다녀온지라 방문 횟수까지 따지면 꽤 될 듯 합니다. 
몇가지만 읊어보지요. 몇개만 추려도 상당히 길어질 듯. 
재미없다고 야유보내고 그러면 새해 금연 안되고 애인 안생기고 돈 나감. 워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프리카 (다수 나라)

체류 기간 길어서 젤 오래 있었음.

모든것이 열악하고 없이 살아 그런지 뻔뻔스럽게 거짓말 잘함.

월급 오전에 주니 다 집으로 토낌.

담날 한국인 관리자가 한명씩 조지기. 그 중 한명 엄마 돌아가셨다고 집에 갔다고 함.

관리자가 서류 집어던지면서 '닌 엄마 세번 죽냐'고 소리 지르는 거 들었음.

저번에도 그러고 갔던거임.

엄마 세명 있다고 당당히 얘기함.

순간 아 그런가 싶었음. 낚일 뻔.

 

국민 아이큐 평균 69인가...그러함.

물론 아이큐라는게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순 없겠지만 수리 계산 능력 현저히 떨어짐.

(아. 이건 아시아 쪽이 똑똑하긴 함)

2500더하기 250하면 2750 아니냐. 라고 따지자.

are you sure? 이럼서 개정색.

그럼서 밑에 직원한테 계산기 갖고 와보라고 호통 치더니 계산해보고 깜놀.

걸어다니는 계산기 취급 받았음. 

 

애들이 나만 보면 무술하자고 깝침.

태권도 1단 어설픈 검은띠인지라 프로인 척 하면서 발차기랑 정권 지르기 정석대로 알려줬음.

또 어설프게 아는 합기도류 호신술 몇개 시연.

얘들 신체능력 상상 초월. 

마음 순수하고 애 같아서 유치하게 덤블링이나 발차기 자꾸 보여주고 인정 받으려 하고  

태생 자체가 호전적인지 나랑 자꾸 대련 붙으려 함. 

조낸 아팠음. 실전으로 발길질 함. 

그럼서도 지가 세게 차는 줄도 모르고 내가 어쩔 수 없이 맞는다는 거 모름. 안 아플거라 생각하는 것 같음.

일대일 맞장뜨면 난 백프로 터짐. 장담함. 눈에 보임. 

 

한국은 중국이랑 똑같은 말 쓰는 줄 알고 한국 어딨는지도 모름.

(이건 우리도 '아프리카'라고 하면 거의 하나로 생각하지만 큰 대륙. 언어, 사람 다 다름. 반성해야 함)

 

되게 못살면서도 자기들 머릿속엔 백인 다음에 흑인 다음에 황인종임. 

아프리카 애들 메이커 좋아함.

NIKE랑 KAPPA(사람 서로 등 맞대고 앉은 모양) 로고 가슴에 문신 새긴 놈도 봤음.

내 짐가방 사라지고 일주일 만에 찾았음. 

열어보니 없어질 물건들은 없어졌는데 특이사항은 베트남서 장당 오천원 주고 산 가짜 나이키 티 여러벌 다 훔쳐갔는데 

그래도 걔중 명품이라는 베리베리 티셔츠는 손도 안댔음. 

 

아프리카 내 도시에서 도시로, 나라에서 나라로 여러번 다니면서 위험천만 쌍발 프로펠러기 많이 탔음.

뱅기 연착 여덟시간까지 기다려봤음. 방송도 안 나옴. 기다리라 함.

몇번 이골 난 후 긴장 풀리니 한번은 화장실 다녀온 후 내 짐은 싣고 뱅기는 떠버린 적도 있음. 

뱅기에서 기장이 담배핀 거 본 사람?

나 봤음. 

특히 이쪽 사람들 암내 장난 아님.

나 자다가 내 앞에서 짐 꺼내려고 팔 들었던 승무원 겨드랑이 암내 때문에 잠에서 깬 적 있음.

겨드랑이에 후추가루 들이부은 것 같음.

 

한국 간식류 사탕, 음료수, 아이셔, 천하장사 쏘세지 보면 떡실신.

아이셔 한번 뿌렸다가 줄 서는 거 봤음.

중요한 곳 들어가는데 출입증 없어 빠꾸 먹다가 천하장사 쏘세지 하나 내밀었더니 뭔지 모름.

까서 줬더니 통과시켜줬음. 

한국 컵라면은 아주 싫어함. 나 배고파서 굶고 있을 때 일하는 놈들 갖다 줬더니 냄새만 맡아보고 패대기 쳤음. 

아까워 죽을 뻔.

접해 본 애들은 한국 노래 환장함.

특히 브라운 아이즈나 플투 스카이, 에스 지 워너비 등 소몰이 창법에 열광.

현지인 중 하나가 나 정말 좋아하는 노래 있는데 제목 알고 싶다 해서 음이라도 좀 불러보라 하니.

"베이베~ 음음음아~" 라고 했음.

10초 생각하다가.

"베이베~ 내사랑아~ 이제 그만 내게 돌아와줘~" 맞냐 물었음. 

맞다 함.(브라운 아이즈 '가지마 가지마')

물은 놈이나 맞춘 나나 대단하다고 생각함.(내 가창력 쩔어!)

 
러시아. 
극동 아닌 유럽에 가까운 곳 주로 방문. 
 
러시아에 갖는 선입견 중 하나. 
보드카를 물처럼 마신다. 주량이 강하다.
강한 선입견을 앞세우고 갔음.
콜라랑 위스키랑 섞어 마시고 새벽 네시에 떡실신 된 사람들 하나씩 업어다 택시 태워 보내면서 
내가 여기서 왜 한국서 하던 짓거리를 또 하고 있는가 생각했음.
참고로 나 술 그냥저냥 보통 수준.
 
한날 시장 구경 같이 가서 이상한 양배추 피클 같은 거 가리키며 '이거  카레이스키(고려인)들이 만든 김치'라고 했음.
이거 김치 아님. 다음에 진짜 김치 갖다 주겠음.
다음 출장에 공항서 팩에 든 김치 사다 맛 보여줬음.
마늘 냄새 난다 할까 걱정했었음. 
기우였음. 
환장함. 김치국물까지 빵으로 찍어 긁어 먹었음.
 
식당 가서 김치 꺼내면서 접시 하나 부탁하면 사람들이 김치를 받아가서 주방서 접시에 담아다 줌.
한날 김치 위에 하얀 가루 뿌려져 있길래 보니 포장 안에 들어있는 가스흡수제까지 스프인줄 알고 풀어놓았음.
걷어내느라 땀 뺐음.
그 다음에는 무말랭이, 마늘장아찌,컵라면 사 갔음.
호밀빵 위에 버터 바르고 치즈 얹고 무말랭이 얹어 먹는 스킬 공동으로 개발하여 파티 열고 그날로 들고 간 김치 완판. 
 
한국 컵라면 먹어보고 '영혼을 울린다'고 했음.
그럼서 질질 울었음.
근데 러시아 히트상품 중에 팔도 도시락 있음.
맛 좀 느끼한데 먹을만 함. 
 
베트남.
베트남서 세달 살았음. 중국집도 없는 시골 동네서 한달 버티다 미칠 것 같아 뱅기타고 호치민으로 탈출.
기쁜 마음으로 김치 3키로 구입.
거래처에서 만나자 해서 가니 으리뻔쩍한 주점. 
주방에다 키핑해달라고 줬더니 잠시 후 양주랑 같이 김치 3키로 대짜접시에 까서 나옴. 
 
왈왈 짖고 다시 싸들고 뱅기 타고 넘어왔음. 
나 있던 호텔 방에 냉장고 너무 작고 힘 떨어져서 주방에 맡겼음.
사회주의 국가 특성 상 서비스 마인드 현저히 떨어짐. 손님인 나랑 거의 친구먹음.
김치 자꾸 시식함.
갖다 줄때마다 줄어있고 쿨하게도 '맛있더라!' 칭찬해 줌.
니들 먹으라고 뱅기 타고 가서 사온 거 아님. 
 끝내 이길 수 없어 대인배처럼 굴기로 함.
호텔 주방 직접 들어가 장금이로 변신. 김치볶음밥 제작.
호텔 사장도 와서 먹었음.
정기적으로 만들어서 상납했더니 나중에 호텔 숙박 계산할 때 꽤 많이 할인 받았음. 
 
한국 드라마 히트 치던 몇년 전( 지금도 인기 있겠죠?) 
티비에서 매일 방영. 
문제는 성우가 한명.
등장 인물 여러명일 때도 무조건 한명이 더빙함. 
 
한국이 축구 잘하는데 부러움과 아시아인으로서 자랑스러움 같이 느끼는 것 같음.
2006년 월드컵 당시 본선 경기 광고할 때 한국 경기 장면 젤 많이 나오면서 배경음악은 '손에 손잡고'였음.
감격 먹고 울었음. 정말 방에서 찔끔거렸음. 
 
박지성 사랑함.
장동건 사랑함.
장동건을 '양동군'으로 발음함.
첨에 양동근이 베트남 사람들한테 먹히는 외모인 줄 알았음. 
 
한날 술 너무 많이 먹고 공원서 쓰러졌음.
호치민 동상 옆에 쓰러져 자다가 경찰에 잡혀갔음.
신성한 호 아저씨( 호치민 매우 존경)를 모독했다 하여 큰일 날 뻔 했으나 
내 김치 자주 훔쳐먹던 호텔 직원이 오토바이 끌고 와서 나 델꼬 감.
얘 착한 애고 맨날 일만 하니 한번만 봐달라 사정하는데 가슴 뭉클. 
 
베트남 출국일 가까워오면서 당시 여권이 거의 뜯어질라 했음.
베트남에서 옆나라 라오스로 너무 자주 넘어다니고 스탬프 찍으면서 너덜너덜해진거임.
그냥 뒀어야 하는데 또 불안하다고 강력본드로 붙였음.
하노이 공항서 여권 펼치는 순간에 뚝 부러짐. 
잡혀감.
여권 위조 혐의. 
통역관 왔음. 
한국말 하는데 도저히 못 알아듣겠음.
영어 통역 가능자로 요청하고 둘이 멍 때리고 앉아있다가 한국말 어디서 배웠냐 물어보니
안산. 씽크대 공장! 이라고 했음.
그럼서 니가 내 말 못 알아들어서 나 짤릴 거 같다고 원망했음. 
 
알다시피 베트남 오토바이 천국임.
거기서 사귄 놈이 재밌는 구경 시켜준다고 야밤에 공원 델꼬 갔음.
공원서 오토바이 위에 우리 아베크 족 차 안에서 붕가붕가 하듯이 오토바이 위에서 붕가붕가.
묘기에 가까움. 
대체 왜 저기서 저러는지 이해 안됨. 
근데 괜히 멋있음. 부러웠으나 경험해보진 못했음.
 
우크라이나 갔음. 미녀 천지임. 
한가인이 밭갈고 김태희가 소 모는 건 과장이지만 환경 미화원 청소하다가 마스크 벗을 때 얼굴 보고 깜놀.
차라리 한국서 란제리 모델만 해도 먹고 살 듯. 
 
근데 대부분 영어 못하고 한국에, 동양인 자체에 관심없음.
그쪽 특성임. 
그쪽 눈에 나는 그냥 노란 원숭이. 
 
나 말고 동양 사람 한명도 못봤는데 천연덕스럽게 러시아 말로 말 걸어 옴.
내가 러시아 어 못할 거라는 생각 전혀 안하는 것 같음.
바가지 쓰는 경우도 없고, 특별히 눈길 주지도 않음. 그냥 투명인간 취급.
근데 일본 좋아함. 일식집 성업 중이고 일본 애니메이션에 호감 많은 듯.
곤니찌와, 곤방와, 부시도, 아리가도, 사무라이 자꾸 말하길래 화 버럭 냈었음.
일식집 갔더니 말이 일식집이지 아시아 퓨전임.
김치란 메뉴 있어서 보니 
'~according to chinese classical recipe..' 정통 중국 조리법 따라 만들었다는 말. 
씁쓸함.
참고로 러시아, 동유럽 권 일식집에서 장국이나 해초류 등 울 나라 기준 기본 무한리필 아이템도 돈 받음. 
비쌈. 
  
동남아 (싱가폴, 홍콩, 미얀마, 태국, 라오스 등등)

알다시피 한류 열광.

근데 드라마 할때마다 워너비 바뀜. 

한국 아침 드라마나 크게 히트 못친 드라마 같은 거 할 때 배우들 사진 열쇠고리나 브로마이드로 잘 팔림.

미얀마에서 이정진이랑 송일국, 그 외 뜬금없는 비인기 배우들 사진 울 나라 광화문, 경복궁 같은 국가 중요 문화재 입구에서 팔고 있음.

그래도 송혜교, 김희선은 언제 어디서나 지존급.

 

동남아 쪽  여러 나라에서 건강식이라고 이상한 것들 많이 먹었는데 

개중 기억에 단연 남는 건 

부화하기 직전 병아리 들어 있는 계란. 곤달걀이라 함.

껍질 까니 병아리 웅크리고 있음.

안 먹으면 실례일 것 같아 먹었음.

물똥쌌음.

 

팔길이 만한 바닷가재 등에 대나무 빨대 끼우면 투명한 피 나오고 그거 몸에 좋다고 받아 먹으라 함.

빨대 꽂을 때 바닷가재 이상한 소리 냄. 비명소리 비슷함.

죄책감. 

 

큰 술통 들고 왔는데 안에 뱀, 도마뱀, 까마귀 등 수십마리 짬뽕되어 있었음. 

그거 먹으면 강한 남자 된댔는데 그 이후로 삭았음. 

벌받은 거 같음.

 

터키.

한국 사람들에 우호적임. 

2002년 월드컵 3,4위 전 때 관중석에서 터키 국기 걸어준 것 보고 역시 형제의 나라람서 감동 눈물 흘린 사람 많음. 

반면에 우호적인 척 하면서 사기 치려는 사람들도 많음. 

술집서 20분 앉아 있다가 나오는데 500불 계산서 폭탄 맞은 적 있음. 

 따지려 했는데 기도들이 와서 '형제'라고 했음. 

계산해주고 형동생 맺었음. 

 

캐나다.

99년 어렸던 시기 젤 어설펐음.

닭다리 하나 넣고 통발에 게 잡기 하다가 걸렸음. 

한 시간에 스무마리는 낚았음. 

그러다 걸려서 자연보호 철저히 하는 나라라 봉변 당할 뻔. 

일본 사람인 척하고 빌고 빌어 토꼈음.

뱅쿠버 유명한 시계탑 위에 올라가서 사진 찍다가 걸렸음.

일본 사람인 척하고 빌고 빌어 토꼈음. 

후회되는 과거. 

 

 

다녀보면서 느낀 한국의 특징.
- 식당에서 물 공짜로 주는 나라는 한국이 거의 유일.
- 한식 자체가 독보적인 음식이며 문화임. 
   메인 메뉴 하나 시키면 밑반찬 딸려 나오는 문화는 유일함.
   김치나 김 같은 사이드 메뉴들 리필 가능하다는 말에 모두 다 놀람.
   사이드 메뉴에 대해서는 선택권이 없다는(밑반찬 총각김치 나왔는데 싫다고 물김치 달라하는 경우 없잖아요?) 말에도 흥미진진해 함.
- 한국 사람 옷 잘 입음.
- 한국 사람 팔다리 비율이 좋고 동양인 중 좀 괜찮은 외모임. 
- 업무 능력 우수함. 기본 타고 나는 머리 있는 것 같음. 
- 주량 강함.
- 한국을 아예 모르면 모를까, 드라마나 가요 접해 본 사람들은 열광함. 
- 한글 보면 그림 같다 함. 그래서 아랍 신밧드 애들한테 니네 글자는 라면 뿌개논 것 같다 했음. 
- 경험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불판에 삼겹살' 환장함. 직접 굽는다는 자체에 신선한 충격 느끼는 듯.
- 식습관이나 입맛 자체가 상당히 독창적임. 한국인 대부분이 입 짧은 편. (김치 없인 못산다! 고추장 없인 못산다!)
- 삼성, 현대는 없는 곳이 없다. 
 
 결론은 한국만큼 수입 대비 물가 싼 곳 거의 없고 치안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 없음. 
  다만 문제는 교육비 비싸고 사람들 너무 빡빡하다는 것. 
 
나름 재밌다고 생각되는 것만 추렸지만 추억이 많습니다. 눈물 나는 경험도 많았고.. 가슴 아팠던 순간, 감동적인 순간들도.

이 모든 것들이 나중에 추억이 되고 밑거름이 되겠죠? 

아. 그리고 단편적인 시각, 경험일 뿐이니 일반화의 오류는 분명히 있을 듯.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알럽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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