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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와 SSM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검토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이들 대형유통업체들이 지역상품 구매량을 어느 정도 늘려서 지역경제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느냐 하는 점,
둘째는 이들이 재래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느냐 하는 점,
셋째는 이들이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느냐 하는 점.
첫째, 이들 대형유통업체들이 지역상품 구매량을 어느 정도 늘려서
지역경제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느냐 하는 점.
이들 대형유통업체들의 지역상품 구매율을 살펴보면
그 수치가 충격적이다.
2006년 대전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전시의 대형마트의 상품 총매입액 중 지역상품 구매율은 1.5%에 불과했다.
같은 해 전주시가 조사한 대형유통업체 지역상품 구매율도 단지 10%에 불과했다.
최근 청주시의 시민단체들도 비슷한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둘째, 대형마트 진출로 재래시장이 어느 정도 타격을 입고 있느냐 하는 점.
통계청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대형마트 진출로 인한 재래시장 매출액 감소율은 평균 42.8%로 나타난다. 이 수치 또한 충격적이다.
중소기업 중앙회에 따르면 2002년과 2008년 사이 6년 간
재래시장 매출액은 41.5조 원에서 25.9조 원으로 15.6조 원 줄어든 반면,
대형마트 매출액은 17.4조 원에서 30.7조 원으로 13.3조 원이나 늘었다.
셋째, 이들 대형유통업체들이 지역의 일자리 창출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느냐 하는 점.
중소기업청의 발표에 따르면 2007년 현재 대형마트와 재래시장 총매출액은 각각 28.9조원, 26.7조원으로 그 수치가 유사했다.
반면 재래시장 취업자 수가 36만 2960명에 달한 반면 대형마트 취업자 수는 11만 3607명에 불과했다. 대형마트의 고용효과가 재래시장의 31%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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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김영삼 정부에 의하여 전격 시행된 국내외 대자본에 대한 유통업 개방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우선 먼저 유통업 개방을 전후하여 도소매업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기여한 기여율부터 보기로 하자.
한국은행의 국민계정 통계를 분석해 보면 도소매업 경제성장기여율은 80년대 전·후반기에 각각 8.8%, 9.7%, 90년대 전반기에 6.9%, 2000년대 8년간에 연평균 3.7%로 나타난다.
즉 1996년의 전격적인 유통업개방이 '추가적인' 경제성장에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다.
고용창출효과는 어떠했을까.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 중에서 도소매업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5년 18.5%에서 2007년 15.7%로 내려앉았다.
수많은 중소상인들이 일자리를 잃은 결과다.
중소상인들의 불행은 그들만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았다.
중소상인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면 이들이 생계유지를 위하여 다른 산업의 영세자영업자 시장으로 진출하여 창업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유통업을 제외한 다른 산업 전분야에 걸쳐 영세자영업자 시장의 과잉사태는 더욱더 심각한 상태로 치닫게 된다.
국세청 통계는 1996년 이후 중소상인과 다른 산업 분야 영세자영업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해지고 있는지 수치를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중에서 매년 폐업하는 영세자영업자 수는 1995년 33만명에서 2009년 75만명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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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개방이 다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모든 개방이 다 좋은 것도 아니다.
경제 수준에 맞는 적절한 개방, 선별적이고 점진적인 개방이 좋은 개방이다.
1996년 유통업개방도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이루어졌더라면 이렇게 심각한 후유증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나 선진국들과 달리 조세부담률이 극히 낮고 사회안전망이 극히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급진적인 개방은 영세자영업자의 추가적인 과잉사태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것이다.
영세자영업자 과잉사태는 한정된 시장에서 그들간의 출혈경쟁을 가져와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여력, 연구개발 여력, 인력양성 여력을 소진시킨다는 점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여력 등의 소진은 성장잠재력 확충에 치명적인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