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군입대전 1-2학년 생들이 흔히 생각하는 게 군대를 도피처로써 생각하는 거다.

내가 종종 얘기하는데, 내가 만약 육군이 아니라 해병대나 공군에 입대했다면,

바로 튀어나왔을 거라는 얘기다.

솔직히 지금 입대 전인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2년은 길지 않은, 어찌보면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우리 되돌아보자. 정확히 2년 전에 뭐하고 있었지?

그리고 그 2년 동안 어떤 일들이 있었지?

고등학교 때 공부내내 하다가 대학와서 미팅하고 어영부영에 방학되서 놀다가..

빨리 간 것처럼 느껴질 거다.

하지만, 은근히 많은 일들이 있었고, 짧지 않은 시간이라는 걸 새삼 알게 될 거다.

간단하게 얘기해서 고2 처음부터 고3 졸업식 때까지의 시간을 생각해보자.

과연 짧은 시간이었는가..거기다 군대는 시간이 안 가기로 유명한 곳이다.

또한, 군대와 학교의 가장 큰 차이는 방학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인생(계속 학교만 다녔다는 가정)에는 방학이라는 게 있었다.

물론 방학 때도 피나게 공부해야 하지만, 방학이란 건 새로운 이벤트고,

학교 등교시간과는 달리 그나마 여러가지로 자유가 있었다.

그리고 이런 획기적인 사건의 전환은 지난 일에 대한 시간감각이 무뎌지게 만든다.

따라서 일년이 1학기-방학-2학기-방학 식으로 교차되는 것은 시간이 빨리가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하지만 군대는 봄(훈련)-여름(작업)-가을(훈련, 겨울대비 작업)-겨울(눈쓸기)의 끝없는

작업과 훈련의 연속으로 시간이 획기적으로 전환될 만한 사건이 없다.

그나마 일이등병 때는 눈코뜰 새 없이 바빠서 일주일이 눈 한 번 떴다 감으면 간다고

하지만, 상병 부터는 이리 바쁠 일이 없고, 애들 갈구는 일에 혈안이 되서

시간 졸라 안 간다.

다시 도피처라는 곳으로 돌아오면..

솔직히 1-2학년 때 다들 노는 데 공부하자니 애매하고,

공부 안 하고 매일매일 시간만 죽이고..

친구들은 하나 둘 군대로 떠나고, 사회에 남아 있으면 놀아줄 사람도 없고

모든 것에 권태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여자애들은 2학년 마치고 휴학을 많이 하고,

남자 애들은 휴학하고 좀 놀다가 군대를 가게 되는데..

군대란 곳이 어찌 보면 너희가 상상하는 대로 육체적인 그런 노동과 총 들고 뛰어다니는

일만 있으면, 할 만 한 곳일 거다.

하지만, 예비역들이 잘 얘기해주지 않는 자질구레한 일들이 정말 많다.

다른 글에서 얘기했는데, 군대를 가면 일단 팬티부터 군복까지 다 니 손으로 아침마다

빨아야 된다. 그리고 귀찮다고 팬티 몇 벌 비닐에 넣어서 보관하다가 고참한테

걸려서 갈굼 받을 때의 짜증, 식판 닦았는데, 밥풀 하나 남았다고 갈굼 받는 일,

양말 겨울에는 내무실에 널어놓는데 꽉 안 짜서 물 한방울

떨어졌는데, 하필이면 왕고 옷 위여서 돌림빵으로 1시간 동안 갈굼 받는 일..

말이 한 시간동안 갈굼이지. 똑같은 얘기를 5-6명에게 돌아가면서 그 중에는 너에게

인격적인 모독까지 줘 가면서 갈구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을 거다. 군대가면 정말 다들

쪼잔해져서 고참 TV보는데 몸 위로 지나갔다고, 못 배워먹은 색히라는 말 듣는 곳이 군대다.

갈굼의 예문은 다음 글에서 하나 보여줄테니, 대충 간접 체험해 보길 바란다.

그리고 예비역들은 결국 말년 병장까지 다 마치고 나온 사람들이다.

사람이란 게 자기의 끔찍했던 과거를 부조화를 해소하기위해 축소시키거나 미화를 시킨다.

심리학이나 경영학과의 소비자행동이란 과목을 들으면 자세히 나오는데..

그래서 예비역들은 자신의 가장 화려하고 편했던 말년 시절만 얘기해주고,

갈굼 받았던 일도 지금은 다 지난일이라 아무 상관없기에 편안하게 우스개 소리로 들려주는

거다. 거기에 넘어가서 대충 버티면 2년이 지나가겠지라고 생각하는 건 크나큰 실수다.

거듭 얘기하는데, 면제나 공익으로 빠질 수 없다면, 귀찮다는 마음에 넘어가지 말고..

조금만 노력해서 토익봐서 카츄사 지원하거나, 좁다 좁다하는 산업체 문도 니네 학교

취업사이트 조금만 뒤져보면 그리 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서 내거는 조건에

맞춰 너 자신을 발전시키길 바란다.

-도피처로 군대를 선택했다 계속 후회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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