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면접을 ‘시험’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면접 질문들에 대해 ‘정답’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면접을 ‘당한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결과적으로 극도의 긴장감 속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특히 면접 초반특정 질문에 대해 제대로 대답을 못하면, 그 이후는 완전히 망가져 버립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각을 형성하는 원인을 들여다 보면,
기존의 취뽀, 닥취, 독취사 등과 같은 취업 전문 사이트들의 영향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소위 ‘족보’에 대한 맹신때문인거죠.
즉 ‘족보’라는 말 자체가 이미 면접이 ‘시험’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수 많은 기업들의 채용제도를 분석하고, 직접 설계해본 결과,
그리고 인사담당자나 현업 팀장, 또는 임원들과 이야기를 해 본 결과는 이와 전혀 다릅니다.
즉 면접은 ‘시험이 아니다’라는 것이죠.
쉽게 생각을 해봅시다. 면접이 ‘시험’이라면 기업은 사전에 ‘정답’을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면접 질문 Pool은 있지만, ‘정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채용 제도를 설계하면서 ‘정답’을 만들어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Check Point는 있습니다.
그리고 그 Check Point는 기본적으로 핵심가치와 직무역량에서 기대되는 행동들로 이루어 집니다.
물론 아주 정교한 채용제도를 선호하는 기업에서는 각 행동들에 대한
Positive Evidence와 Negative Evidence를 정의해 두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기대 행동들이나 Evidence들이 지나치게 많고, 상황 의존적이며,
따라서 면접관의 ‘종합적인 판단’을 넘어서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를 다시 말하면,
면접 질문들 각각에는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기대 범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대 범위’는 해당 면접관들이 그 동안 회사에서 다니면서 체득한
나름의 행동 기준들(또는 인사팀에서 제시한 Check Point나 Evidence)을 근거로
지원자가 얼마나 이에 부합할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한 ‘직관적인 판단의 준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면접관은 기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면접에 들어가면 면접관 마다 지원자들에 대한 모종의 ‘느낌’을 갖게 됩니다.
결국 그 느낌이 면접관 개개인의 ‘판단의 준거’에 들어오면 합격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합격인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이제 중요한 것은 ‘정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면접관들의 판단에 우호적으로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상황’은 곧 면접자와 피면접자 사이의 ‘소통’에 의해 형성됩니다.
‘소통’은 상호작용입니다.
‘시험’과도 같은 한 방향 게임이 아닙니다.
즉 면접은 상호작용 속에서 ‘소통’을 하면서 면접관의 ‘직관적 판단의 준거’에
본인이 얼마나 잘 들어 맞는지를 근거(과거 경험이나 행동 등)를 통해
증명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서로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지원자가 얼마나 준비된 인재인가를 면접관에게 설득시키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면접은 더 이상 ‘시험’이 아니라 ‘소통’이 되며,
‘면접을 당한다’가 아니라 ‘자기를 알린다’가 되고,
‘누군가는 떨어진다’가 아니라 ‘내가 준비된 인재로 보여지면 붙을 수 밖에 없다’가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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